불루, 차가운 따뜻함. 2003. 10. 13
  글쓴이 : 김상수     날짜 : 03-10-13 12:19     조회 : 21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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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8. AUSTRIA VIENNA. BLUE & WHITE. PHOTO



이 계절엔 시인(詩人)들이 노래한 10월의 어느 언어보다도
차가운 파란색의 기억이 내겐 훨씬 시적 이미지로 다가온다.
소리와 의미 상징의 기호인 시보다는 색채의 파장이 갖는 회화적 이미지가
더 계절의 변화를 감지하게 한다.

푸르고 흰 색, 명징(明徵)한 쓸쓸함.
곧 다가 올 영하(零下) 0도는 더 차고 깨끗하다.
문득 지난 여름의 푸른색들은 차곡차곡 정리해 놓고
이 가을의 아침에 나무 사이로 스치는 바람의 빛깔을 난 마주한다.
차라리 더 파란색이다. 차다, 그래서 따뜻하다.

이 지상의 불루는 하늘의 불루로 이어진다.
흰색의 수평과 파란색의 사선이 내 마음을 흔든다.
여긴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