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노 가즈요(今野和代) 詩集 飜譯 4. 벚꽃 피는 날
  글쓴이 : 김상수     날짜 : 06-12-18 08:14     조회 : 8596    

Photo - Kim Sang Soo 2006 . 10 France Paris

벚꽃 피는 날

복잡한 건 질색이야
라며 남자가 말한다
못마땅한 듯한 윤곽을 더듬어가니
떠오른다
핑크빛 석류의 섀도우 복싱
복잡하지 않은 관계란 뭘까
남자의 눈을 바라보며
뒤엉킨 털실꾸러미 마음으로
생각해 보지만
모르겠어

흘러나오네
STORMY MONDAY          (역주1)
울보 아내로부터
빼앗아 온
남자였다
‘잡귀는 물러가라, 잡귀는 물러가라’  (역주2)
나는 종이 가면을 쓰고
던져진 콩이
날라왔다

내 안에 사는
뭐라 하는 잡귀인가
흙을 먹어도
사람을 먹어도
불을 먹어도
배고프다고
그립다
고 하며
운다

언젠가
설 수 있을까

죽어도
나를 용서하지 않을 남자
뒤엉켜와
깊숙히 찔러온다
영혼
침묵하는 날도
노래하는 날도
길떠나는 날도
불기둥이 되어
타오르는
두 팔

내 안에서 역류하는 피
반사하여 더욱 푸른 하늘
은색 다리를 넘어
벚꽃 피는 날에

(역주1) Stormy Monday:1970년대의 블루스 곡
(역주2) 입춘 전날 밤 잡귀를 쫓기 위해 콩을 뿌리는 일본에 풍습.

번역- 이희라, 장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