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 Philippines Manila  2006 

Angelina Jolie의 T.V 인터뷰를 cnn의  Larry King Live 쇼에서 보고

1975년생이니까  32살이다.
Angelina Jolie라는 미국 여배우의 출연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본적은 한번도 없다.  컴퓨터를 켜면 포털 사이트에서 싫든 좋든 무관하게 흔한 연예인 뉴스를 스쳐지나 보게 되고 미국의 한 여배우가 유독 자주 소개되면서 어느 날 부터는 그 여배우의 이름이 자꾸 눈에 익혀왔다.

내가 쓰는 이메일이 '야후'인지라 포털 '야후'에 자주 들어가는데 나는 이따금 지겨운 연예인들의 시시콜콜한 쓰레기 수준의 뉴스같지도 않은 뉴스를 접하는 게 싫어서 포털 창에 그런 이미지나 문자가 뜨지 않는 '구글' 창으로 메일을 옮겨볼려고 했지만 '구글' 이메일은 문자가 깨지고 적응이 잘 되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하루에 최소 두어번씩은 메일 확인 때문에 포털 '야후'에 들어가게 되고 정말로 인류에 전혀 보탬이되지 않는 '연예인 뉴스'를 스쳐서라도 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참 고역이다. 

기실 나는 1993년에 마지막으로 텔레비전 작업을 하고는 한국의 텔레비전, 그 중에서도 드라마나 가요 등의 대중문화에는 관심이 원래부터 거의 없었고 그 무렵부터는 진짜로 없다.
진실한 대중의 문화에는 관심이 있지만 어설픈 상업주의 치기나 장난에는 별 감흥이 일지 않는다. 
오래전에 서태진지 뭔지 하도 시끄러워서 몇 번인가 그의 노래를 들어보기를 시도하다가 실패했다. 그냥 미국의 흑인문화의 복사판이란 인상이었고 창의성이 보이지는 않았다. 이후 그래서 그 흔한 서태지라는 가수의 노래를 제대로 들은적도 없고 곡목도 모르고.
요즘 자주 떠들고 보이는 누구누구식의 연예인 이름자가 뭐하는 이름들인지 잘 모른다.  코미딘지 개그? 텔레비전에 넘치는 몸과 말의 비틀기는 도를 넘어 모욕적이다. 아예 텔레비전을 켜면 디스커버리 채널이나 내셔널지오그라피 cnn만 나오도록 채널을 고정시켜 버렸다. 

그런데  일 이년전부터 미국의 한 여배우 이름은 낯설지 않다. Angelina Jolie.
내가 고등학교 일학년 무렵에 영화로 본 미성년자 관람불가였던 그녀의 아버지 '죤 보이트'가 출연한 영화- <미드나이트 카우보이> 죤 슐레진저 감독, 죤 보이트, 더스틴 호프먼 출연-에서 인상적인 성격파 배우 '죤 보이트'가 보여 준 명장면들은 이십년도 더 지났지만 선명한 기억으로 아직 남아있다.
뉴욕이란 도시에서 벌어지는 인간 군상들의 이야기, 몸을 팔아 하루하루를 도시의 전쟁터에서 견디는 남창이야기, 그 남창으로 출연했던 배우'죤 보이트'의 의 딸이 Angelina Jolie다.
 
내가 그녀 이름이 눈에 들어온 건 그녀가 출연한 영화에 연기나 '브래드 피트'라는 배우를 어떤 여배우한테서 가로챘느니 마니 따위의 기사보다는 캄보디아나 베트남 고아원에서 아이를 입양하고 막막한 내전의 아프리카를 찾아 헌신적인 반전 캠폐인에 앞장서고 전쟁에 버려진 아이를 입양하고 유엔에서 전쟁과 기아의 문제를 주제로 연설을 하고 사람들의 도움을 끌어내곤 하는 열정에 찬 모습이 '잠깐쇼'로 비쳐지는 게 아니라 지속적이면서 진정성있게 보여진다는 점이었다.

오늘 우연히 Angelina Jolie의 T.V 인터뷰를 cnn의  Larry King Live 쇼에서 보고 더한층 그녀를 새롭게 마주했다.
파키스탄 원리주의자에게 납치된 기자와 그를 구하려는 아내의 이야기로 <월 스트리트 저널> 리포터인 '대니얼 펄'의 아내 '마리안 펄'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영화에 출연한 촬영전후의 이야기와 그녀 주변의 사정들을 Larry King과의 인터뷰로 진행하고 있었다.
난 이제 서른둘의 여배우한테서 세계의 문제를 정확하게 균형감을 지니고 자기 목소리로 진술하는 경우를 거의 본적이 없다.
왜? 무엇 때문에 세상이 전쟁을 하며 인간들이 인간을 서로 증오하고 다치고 죽이며 그 근원이 어디에 무엇 때문인지를 알아듣기 쉬운 말로 명확하게 얘기하는 여배우를 본 사실이 없다.
인터뷰로 그녀의 얘기는 충분히 사려깊고 총명했다.
문명과 종교와 이데올로기를 뛰어넘어 인간이 과연 무엇으로 살아야 하는가를 예민하게 지적하는 그녀에게서 난 한 사람의 '지성'을 느꼈다.

여담이지만 내가 한국에서나 일본에서 텔레비전 작업이나 연극 작업 또는 사진작업을 통해 '여성'과 만나져 작업을 할 때마다 그 '여성'들에게서 나는 단순히 연기만 잘하는 배우 이상의 당당한 인격과 세상을 향한 역할을 기대하곤 했다.
내 기대가 지나친 것인지 아니면 그런 풍토나 처지가 아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잘 만나지지 못했다.
내가 제대로 이끌어내지 못하는 내 능력에도 문제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어쨌든 자기가 지니고 있는 능력이나 자산을 자기만의 것으로 그치지 않고 더불어 동시대를 사는 사람들과 같이 나눌 수 있는 '여성'을 만나기란 어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