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으로 산다는 것은
  글쓴이 : 김상수     날짜 : 07-07-08 16:58     조회 : 7956    

Phillipin Mindanao 2006 Photo

인간으로 태어나 자존심을 잃지않고 경우에 없는 비굴이나 아첨, 아부를 하지않고서 한 평생을 살아가기란 쉽지 않은 것인가?

경제적 궁핌에 버금가는 정신의 헐벗음은 처세를 위해서 뻔뻔함이 몸에 밴 인간유형들에서 보게된다.
대개 이런 인간들이란 자기 필요에 따라 저자세로 아첨하고 비굴하게 겸손을 긴 시간 동안 가장하면서 일정기간 자신의 입지를 위해서는 세상에 힘있는 자들에게 갖은 아양을 떨며 실속(?)을 챙기고, 목적이 달성되면 도마뱀 꼬리 자르듯이 과거를 숨기고는 허황을 떤다.

대개의 경우 약자에게는 잔인하고 거침없다.
이런 자들이 지식인의 외피를 걸친 대학교수쯤 되면 자신이 스스로 몸에 체득하거나 자신의 노력으로 이룬 지식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마치 자신의 지식인양 지식도독질은 예사이고 남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마치 자기 것처럼 교묘하게 위장하고 팔아먹는다.

지금 한국 사회의 혼란은 이런 가증스런 무리들이 일군으로 집단을 이루어 이리저리 몰려다니면서 행세를 하는 것에서 어둠을 더한다.
떼를 지어 몰려다닌다. 마치 하이에나처럼. 대학을 따지고 출신학교를 따지면서.

맹수는 독거(獨居)다.
사자나 호랑이가 하이에나처럼 떼를 지어 썩고 진물 난 고기덩어리을 찾지는 않는다. 


필리핀 민다나오에 갔을 때다.
우리 돈으로 한 십오만원이면 낡은 오토바이를 개조한 스리쿼터를 구입하여 '개인택시'를 운영할 수 있다. 나를 태우고 두어시간쯤 돌아다닌 나이 오십 중반의 Roni는 하루 일당이 한국 돈으로 이천오백원쯤. 그의 '개인택시'에는 그가 정성스럽게 그린 그 자신의 문장(汶帳)처럼 자기 표식이 컬러풀하게 채색되어 있다.

최소한 자기 가문만큼은 비록 가난해도 책임진단 얘기다. 가족을 살피고 자기 영업택시에 자기 얼굴처럼 자기의 색을 새긴다. 손님을 찾아 떼를 지어 몰려다니진 않는다. 자연이 있어서 그런지 아직은 의연하다.

십년전에 한국을 들어갔다가 온갖 수모를 당하고 겨우 몸을 빠져나와 집 한칸 마련했지만 젊음은 다 잃었다고 했다.
거짓말 안하고 비겁하게 굽실대지않고 살 수 있는 자기 땅이 비록 가난해도 좋은 곳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