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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없는, 시리즈 글 1. 2008년 이후 한국의 현실, 현실 대안과 비전이 있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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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김상수
날짜 : 07-07-30 16:00
조회 : 19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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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없는, 시리즈 글 1 - 2008년 이후 한국의 현실, 현실 대안과 비전이 있는가?
-경제문제
몇 개월 후면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나는 무슨 대단한 '국가주의자'는 아니지만 운명적으로 '대한민국'에 태어난 국민의 한 사람으로 지금 대선에 나서는 후보들의 대선 출마변이나 그들이 내세운 공약을 살펴보자면 참으로 답답하고 한심하다.
과연 이들에게서 분단 현실의 질곡을 벗어날 수 있는 적극적인 현실 대안과 21세기 국가 비전이란 것을 찾아볼 수 있을까? 거의 없다.
현재 보여주는 집권당의 지리멸렬 중에 벌이는 이합집산의 신당 ‘미래 창조 대통합 민주 신당’이란 긴 이름에 모여진 이들 중에서 대통령을 하겠다는 이들의 얘기를 듣다보면 왜? 무엇 때문에 자기가 나서서 대통령을 꼭 해야만 하는지를 국민들이 알아듣게 명료하고 설득력있게 얘기하지 못하고 있다. 누가 누구 얘기인지 다 비숫하다. 미래니 민주니 성장이니. 어떤 미래인가? 어떤 민주주의고, 어떤 경제성장인가?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겠다는 기득권 무리들 위주의 한나라당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한나라당이 지금 시점에서 왜? 집권을 해야만 하는 가를 정확하고 뚜렷하게 정책 제안으로 제시하는 후보가 없다.
둘 다 정책과 이념의 차별성을 크게 대별하거나 구분할 수 없다.
탄핵이후 국민이 몰아준 국회의석 과반수 의석조차 개혁과 변혁의 동력으로 사용하기는커녕 또 다른 신흥기득권으로 빠르게 편입하면서 정당 정체성조차 스스로 무너뜨린 잡종연횡세력과 '일어버린 기득권 10년 타령'으로 정권을 되찾겠다는 아둔한 야당, 그게 그거다.
그나마 민주노동당이 정당이라면 정당으로써 정책 정체성을 지녔다고 할 수 있지만 이 나라 노동자들이 민주노동당을 아직도 ‘빨갱이 무리’로 알고 표를 찍지 않으니 현실 정당으로는 여전히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열린우리당 민주당(통합민주당) 한나라당을 크게 같은 무리의 하나의 집단으로 간주한다면 민주노동당이 또 하나의 집단으로 세를 모아 양당체제를 구축하면 그나마 현실에서는 이상적이지만 참 요원한 바램이다.
이번 대선은 결국 차악(次惡)을 (善)으로 고르는 것으로 끝날지도 모른다.
중국과 일본이 거의 동시에 기승(起昇)을 부리는 이 시점에서 한국만 꽁꽁 현실에 묶여 미래를 향해서는 한 걸음도 못 디디고 있다.
정말 철저하게 반도(半島)끝 변방(邊方)의 지정(地政) 시점(時占)에 지금 놓여있다.
등장한 대선 주자들 모두 다 '경제발전'과 '성장경제'를 얘기하고 있다.
'경제'라는 이 막연한 귀신에 홀려 정작 근본적인 물음은 아예 없다.
수십 년간 떠드는, 그러나 잊혀진 질문, 경제발전은 좋다, 하지만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어떤 내용의 경제발전인가? 에는 정작 뚜렷한 답이 아무도 없다.
경제 대상인 지역, 광역, 국가, 세계적 수준 각각에서 경제를 읽는 눈과 경제에 대한 가치인식과 경제에 대한 가치이해도 전혀 없다.
자기를 찍으면 그저 선진국으로 가고, 자기를 찍어야 3만불짜리 국민이 되고 잘 살게 해준단다.
무식한 것인가? 천만에, 수백에서 천여 명 이상의 멀쩡한 대학교수들이 정책자문단으로 정책보좌관들로 대선 캠프들에 참여한다는데 대선주자들이 무식할리가.
그럼? 무지한 것인가?
그렇다. 무지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기초적으로 고려되어야만 할 현재 한국의 진짜경제, 그 일반적인 조건은 다음과 같다.
첫째,
경제권의 근본 기초는 곧 생계권이다. 생계권은 헌법에 명시했듯 한 사회에서 삶을 살아가자면 갖춰야만 하는 최소한의 경제조건이다.
따라서 경제가 성장을 해야만 생계권이 그나마 보장될 수 있다는 얘기는 거의 협박 수준의 얘기로 들린다. 이것이 가짜경제의 정체다.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노동환경이 엄연히 존재한다. 비정규직의 폐해는 이 제도를 사용하는 고용주가 벌써 악질적이다. 따라서 법은 더 엄밀하고 정치하게 바꾸어야 옳다.
비정규직 근로자가 정규직과 비교하여 거의 같은 일을 하면서도 정규직에 비하여 낮은 임금을 받게 되고 또 고용의 불안까지 낳는다면 이 법 사실은 입법 취지와 멀다.
정규직은 이미 법적으로 보호를 받는 데 임금이 더 낮은 비정규직은 보호나 보상이 없다? 이는 틀린 것이다.
차라리 비정규직은 정규직에 비하여 직접적인 임금은 더 높아야 한다.
비정규직 권리를 규제하고 박탈하겠다면 그 규제와 박탈에 상응한 만큼의 직접 임금 보상이 이루어지는 게 ‘자연법’ 이다. 법으로 규정하여 법이 아니라 인간 사회 상식의 법(法)이란 의미다.
비정규직 법안에 대한 철저한 재점검을 통해 법안으로 다시 처리하겠다는 대선 예비 후보가 민주노동당을 제하고는 없다. 국민 대중의 삶의 직접적인 현실에 대한 논의조차 없는데 누구를 대상으로 대통령에 출마하겠단 말인가?
둘째,
한미FTA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이 물음에도 민주노동당을 빼고는 여전히 답이 없다. 한미FTA가 체결되면 나라 전체의 경제방식에 일대변화가 일어날 수 밖에 없는데 이 뜨거운 감자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쉽지 않은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한미FTA는 한국이라는 국가의 ‘주권’에 상관하는 문제이다. 특히 이 협정문의 ‘투자자-국가 직접소송제’에 관한 규정은 공공정책을 포함한 공익성 사업이 투자자의 사적 이익과 상충될 때 투자자 우선권이 우위를 차지할 수도 있다는 것은 그동안 계속 지적된 사실이다. 이는 시장의 자유경쟁 논리가 모든 경제 활동을 지배하면서 국가는 통제 불능에 빠질 수도 있다.
미국 일방통행이 가능할 수 있는 미국의 조건을 명시한 것을 조약문에서 읽어야 한다.
(송기호《한미FTA 핸드북》"미합중국 법률과 일치하지 않는 FTA의 그 어떠한 조항 또는 그 적용은 어떠한 미국인에게든, 어떠한 상황에서든, 무효이다. 미국 주(州)의 법률의 조항이나 그 적용이, 미합중국이 제기하는 절차를 제외하고는, FTA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어떠한 미국인에게든, 어떠한 상황에서든, 무효로 선언될 수 없다. (북미FTA이행법 102조, 미국-칠레FTA이행법 102조, 미국-싱가포르FTA이행법 102조, 미국-호주FTA 이행법 102조) (송기호, 같은 책, 68쪽에서 인용)
정부든 지방자치든 실질적으로 공공을 위해서 일을 하고자 한다면 일을 할 수 없게 만들수도 있는 한미FTA는 근본에서 자기 주권을 침해당할 수 있는 조약이다. 이런 현실인데도 불구하고 국민 일반에게 그 폐해의 본질은 제대로 알려지지도 않으면서 대선 후보들은 '운하'를 파겠다니 '줄푸세'니 '미래창조'니 허황한 소리나 질러대고 있다. 이들이 정말 한미 FTA 조약문이라도 한번 제대로 읽어나 봤을까, 의문이다. 그들 주변에 지식인들을 정말 제대로 된 지식인들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시장경쟁 자유체제가 민주주의 자체를 위기로 빠트리는 역설의 현실인데 정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단 말인가. 국가 근본 산업인 농민의 삶이 피폐해질 것이고 더불어 공동체 자체를 위기에 빠트릴 수도 있는 조약의 문제는 종국에는 그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믿는 부류들 조차도 계속해서 자기 자리를 온전하게 지킬 수 있을까. 과연? 혹시 제로 섬 게임은 아닐까.
FTA문제를 정면에서 다룰 수 있는 자가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셋째는
한국은 세계의 경제 변화에 능동적으로 도전해야만 한다.
생존을 위하여, 나은 삶을 위하여 생각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세계는 ‘경제’를 이해하는 방식에서 다양한 이해와 인식의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데, 아직도 우리는 개발경제, 성장경제, 규모경제의 근대적 경제방식으로만 경제를 이해하는 현실이다. 그러니 멀쩡한 산을 파괴하여 생태계를 교란하고 아파트나 때려짓고 턴넬과 도로를 자꾸 만들어야 하고 '기업도시'를 만들어야 하니, 등으로만 경제를 알고 있다.
서구적 경제발전 모델에도 한계가 있음이 드러났고, 서구에서는 ‘지속 가능’하며 보다 ‘영속적인 발전 모델’에 대해서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는 석탄이나 석유 등의 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화석 연료는 곧 바닥이 나며 그런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는 자각 때문이다. 지난 10여 년 동안 자연과 생태계도 소멸할 수 있다는 생각을 인간이 하게 되면서, 자연은 항상 이용 가능하다는 가정은 무너지기 시작했으며, 자연의 한계에 부딪히며 환경 파괴적인 산업경제로는 경제발전이 지속되지 못하고 어쩌면 삶 자체도 절멸한다는 위험을, 지구를 살고 있는 사람들 스스로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우리도 석유를 수입하여 꾸려나가고 있는 이런 경제생활이라는 건 곧 한계가 올 것이며 세계적으로 얽혀 있는 경제방식은 사람들에게 일자리에 대한 불안감이 상시적이며 언제든지 실직(失職)으로 인해 우리들 가정이 내 의사와 관계없이도 파괴당할 수 있는, 조금 앞을 내다본다면 장기적으로는 도저히 정상적인 지탱이 불가능한 경제체제임을 단번에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문제에 대해서 근본적인 논의나 깊고 열띤 사회적인 토론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사회가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이다.
공산권의 몰락이후 자본주의의 적은 공산주의나 사회주의가 아님이 밝혀졌다.
자본주의의 가장 강력한 적은 계속해서 이익만 밝히는 자본주의 그 자체이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실험이 끝나가고 있으며 무한정 욕망을 채워 나가기에는 너무나 무기력을 경험할 수밖에 없는 경제 현실에 대해서, 우리 스스로가 우리에 대해서 근본적인 질문이 없다는 사실은 어정쩡하게 선진국의 외피를 따라가는 것에 우리들 삶을 그냥 맡기고 있는 형국이다.
환경과 빈곤문제, 이것이 동시에 해결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그런 입장에 서서 경제 정책은 초점이 맞춰져야함에도 불구하고 세계를 둘러싸고 있는 경제 사슬에 스스로 몸을 맡겨 감겨버렸으니 꼼짝없이 쇠사슬에 묶여 몸을 가누기조차 어려운 현실이 됐다.
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를 보자, 현대 경제를 이끌고 왔던 방식인 자연의 착취방식 경제는 무한정의 땅과 물과 공기와 나무와 석탄과 석유를 캐낼 수 있다는 자연자원 약탈적인 경제방식이 무한정의 쓰레기도 자연이 처리할 수 있다는 가정은 잘못된 가정임이 드러났다. 더구나 우리의 경우 좁은 국토, 많은 인구, 무차별한 국가 경쟁들 가운데서 살아남는 것만이 지상의 명제처럼 보일 때, 보다 더 창의적이며 보다 더 탁월한 경제 방식의 선택은 무엇일 수 있을까. 한국은 이것을 고민하고 해결하는 것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오늘의 경제현실이 전지구적으로 전세계적으로 상관하고 있는 현실임을 알아차린다면, 우리들 시야도 때때로는 전지구적 전세계적일 필요가 있다. 봄이 되면 멀리 중국의 사막에서 누런 모래먼지가 날아 와 창문을 열기가 두려워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전지구적으로 보자, 생태계의 적재 능력을 이해하게 되면서 무한한 경제성장에 대한 믿음은 곧 허위라는 것을 알게 된다. 따라서 뒤늦게 경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국 사람들이 전부 자동차를 타고 죄다 냉장고를 사용하며 부자나라, 부자경제가 취한 길을 따라간다면, 지구는 이산화탄소로 터져버릴 것이라는 가정은 이제 현실이 됐다. 마찬가지로 우리들 한국인의 삶의 방식도 이를 따라가서는 안 되며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할 때가 됐다. 끊임없는 소비에의 탐닉으로 질주하는 경제 방식은 모든 재앙의 근원이 되는 것임을 알아차리자.
현재 세계인구의 16%가 세계자원의 80%를 소비하고 있으며 세계인구의 16%가 45%의 생선과 육류를 소비하고 75%의 전기를, 89%의 종이를, 90%의 자동차를 소비하고 있다. 우리도 세계인구의 16%에 당당하게(?) 진입해 있다. 더 많은 생산과 소비를 위해서 한정된 자연 자원에 대한 약탈과 채집은 공공연하며 후발국 중국도 16%의 인구 비율에 들기 위해 맹추격을 가하고 있으니, 중국 때문에라도 자원을 소비하는 16%의 인구 비율은 곧 25%, 35%로 늘어나 세계자원을 사용하는 인구가 증가되며, 반비례하여 세계자원은 바닥을 긁고 또 긁어, 바닥도 구멍을 드러내고 말 것이다.
산업화된 세계화의 과정은 자원 착취의 최전선이 지구의 끝까지 마냥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게 과연 가능한 경제운용일까?
석유생산이 2010년에서 2012년이 되면 절정에 도달했다가 이후로는 급속하게 감소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석유값은 천정을 모르고 오를 것이고 한국 경제는 큰 어려움에 처하게 될 것은 뻔하다.
자, 어떻게 할 것인가. 핵에너지를 사용한다? 건설비용이 너무 비싸고 핵발전소 건설에는 긴 시간이 소요되며 무엇보다도 핵폐기장을 어디에 건설해야 할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석유 문제가 불과 몇 년도 남지 않은 기간인데, 이 닥쳐진 화급한 문제에 현실적인 대안을 내놓을 수 있어야한다.
그 대안의 실마리로는 오늘 우리가 '경제라고 일컽는 일련의 행위'들에 대한 총체적인 재인식을 요청한다. 여기에 '경제'란 그것의 정체는 기실 '경세제민'이란 본래 뜻을 다시 새롭게 가치인식해야 한다는 것을 주문한다. 자, 누가 이 어려운 가치이해와 인식을 현실로 옮기자고 주창할 수 있을까.
넷째는,
국가 경제의 전체적인 설계를 제대로 재편하겠다는 새로운 의지가 중요하다.
한국의 경제는 선진국 따라잡기나 선진국 흉내 내기 차원이 아닌, 우리들 생존의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절실하게 질문하는 태도에서 출발해야 한다.
우리는 산업화가 빈곤을 근본적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한다.
압축 산업화가 절대 빈곤을 감소시킨 사실은 인정하지만, 그 대가는 우리들 삶의 토대인 자연 환경, 전통문화, 지키고 가꾸어야 할 삶의 긍정적인 양식까지도 파괴했으며 한국인의 심성 공동체를 거의 파탄으로 이끌었음을 인정하자.
경제는 경제성장이 반드시 물질의 풍요만을 가져오는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뚜렷이 하는 것에서 문제를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제성장이 구조적 실업을 해결할 수도 없을뿐더러, 지금 당장 보이는 현상처럼 수출경제가 일자리를 더 만들어내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경제성장을 촉진하면 할수록 도리어 구조적 실업을 강화시키는 측면을 낳을 수도 있다.
기업에 수익이 발생하면 기업은 당연히 그 수익을 생산성이 더 높은 것에 투자하게 되고, 기계가 인간보다 더 효율적으로 노동할 수 있다면 일부러 사서 일자리를 만들 이유가 없을 것이다.
생산성을 앞세우는 세계화 경제는 단 시간에 많은 생산성을 확보하지만 인간의 노동력에는 크게 의존하지 않는 모델로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현실도 분명하다.
이제 한국은 경제를 이해하고 바라보는 관점 자체에 혁명적인 인식의 전환이 요청된다.
경제성장이 반드시 석유가 있어야 하고 땅을 파헤치며 산허리를 뚫어 턴넬을 만들어야 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각성이다.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는 길이, 자원을 수입하고 투입하며 더 빨리빨리 물건을 만들어 팔아 치우면서 노동의 생산성을 부가하기 위해 ‘노동시장의 유연성’이란 그럴듯한 표현으로, 사람의 모가지를 아무 죄의식도 없이 싹싹 쳐내는 반인간의 경제학을 받아들여야만 해결되는 건 결코 아니라는 자각이 전제되어야 한다.
한국의 경제는 지금의 경제 체제가 변화를 일으켜야 하며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체제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 체제는 지금까지의 경제 양식과 패러다임으로부터 일대 전환을 일으키는 양식이다. 당장의 생산성은 떨어지지만, 안정적이고 자원 투입 요구가 상대적으로 적다. 하지만 이 체제는 장기적이고 어려운 과제임에는 틀림없다.
이 체제의 진정한 숙제는 우리가 실물 경제에 대한 이해를 성장 경제에 대한 강박 관념으로 파악하는 생각과 습성으로부터 과감하게 박차고 떠날 것을 주문한다.
경제란 궁극적으로 사람이 잘 생활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역할과 기능에 있다.
다섯째,
경제성장이 없어도 제대로 기능하는 경제를 창조하는 것, 이것이 우리 앞에 놓여진 중요한 과제이고 한국 경제의 가치 목표이다.
쓰레기와 공해, 무차별적인 자연 훼손과 인격 훼손을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없다는 다짐을 해야 하며, 창의성으로 경제를 이끌고 세계인이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생존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와 가치를 재창조하는 것이 우리들 숙제이다.
이런 경제는 곧 지혜의 경제이다.
이는 경제적인 조건과 주어진 제약을 보다 현명하고 슬기롭게 풀어갈 수 있는가를
끊임없이 질문하는 방식이며 난관을 기회로 받아들이는 방식이다.
이 경제는 크기(量)의 경제가 아닌, 질(質)의 경제이다.
그것도 삶의 내용과 삶의 질을 문제 삼는다.
이 경제는 조화의 경제이다.
자연과 자원의 구성, 지속 가능하고 안정적인 생산과 알맞은 소비생활, 이것을 추구한다.
이 경제는 문화적인 삶을 추구한다. 생산과 소비와 지출의 과정에서 인간과 자연에 대한 배려를 우선한다.
여섯째,
경제의 최우선 당면 과제는 강력한 지역경제로 나아갈 것을 주창한다.
이는 경제의 세계화와 세계경제를 도외시하는 태도가 아닌, 적극적으로 세계경제를 포섭하는 자세이며 경제의 세계성을 능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특히 수출이 경제의 85%나 차지하는 한국 경제 현실은 외부 요인이 바로 경제리스크를 그대로 불러오는 구조다. 이 불균형은 조정되어야 한다.
지역경제는 지역 자치적으로 적절히 통제되는 경제를 통해서 멀리 떨어져 있는 시장(市場)과 이름도 얼굴도 알 수 없고, 책임도 지지 않는 경제 관료로부터 지배되는 경제현실을 차단하며 협력과 협동, 안정을 누리며 생산과 소비의 유연성을 확보한다.
지역경제는 지역이 삶의 터전이기 때문에 지역의 자연 환경과 조화를 의식하며 오염을 줄이고 없애는 경제 방식을 택하게 된다.
지역경제는 해당 지역의 지역적 특성을 체계적으로 집적, 연구 분석하며, 지역의 창조성을 시스템으로 구축하는 ‘지역학문’의 수립과 발전을 통해서 자극받게 된다.
지역경제는 정부가 경제의 세계화에 몸을 맡김으로써 일방적으로 끌려가고 병들어 가면서 경제를 치유할 수 있다고 믿는 식의 경제방식을 거부한다.
지역경제는 지역을 활성화시키면서 국가 경제가 매몰되기 쉬운, 경제의 종속적인 세계화를 경계하며, 생산자와 소비자를 긴밀하게 결속시키는 긍정적인 연동축(連動築)을 가진다.
세계 전역을 통하여 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지역경제를 창조하고 지원하는 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이것이 세계에 존재하는 실재적인 변화이며 이 변화에 능동적으로 도전하고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지역경제를 통해서 삶의 공동체를 재건한다는 측면이다.
공동체는 사람들 사이의 긴밀한 관계와 상호간의 의존성에 대한 공통의 이해에 기초한다. 그리고 이로부터 생산과 유통, 소비와 폐기를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물류와, 마을과 도시간의 풍부한 인적 물적 교류가 활발한 사회 시스템을 구상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지역경제는, 유전자, 세포, 식물, 씨앗, 전통문화와 지식, 물 등의 지역의 중요 자원을 스스로 지키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된다. 경제의 세계화는 국가의 장벽도 허물면서 윤리적이고 생태적인 근원까지 상업적인 욕구로 채취, 지역성의 근원적 인자(因子)를 말살할 수 있다.
한국 고유의 씨앗인 종묘(種苗)를 큰 미국 회사들이 사들이는 이유는 바로 돈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의 종자(種子) 도 미국 회사에 로열티를 주고 다시 사들여야 하는 비극이 연출됐다.
전지구적인 자유무역은 세계적인 규모의 화학회사, 식품회사들이 ‘생명기업’으로 하루아침에 탈바꿈하게 한다. 이들은 씨앗 회사의 씨앗을 사들여 유전자 조작으로 불임(不姙) 씨앗을 만들고 씨앗을 극소화 다시 그 씨앗을 비싸게 사게끔 한다.
전지구적인 단일 품종의 씨앗은 대량 생산으로 대량소비의 조건을 만들고, 인공으로 조작된 식량은 암과 내분비선 이상을 일으킨다.
‘몬샌토’ 라는 세계적인 식품회사는 유전자 조작 식품의 효용성을 주장할 때 마다 “굶주리는 인류를 걱정” 한다.
병 주고, 약 주고, 또 병을 준다. 최악의 순환 고리이다.
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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