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없는, 21 - 착한 사람들의 분노, 착한 사람들의 연대
  글쓴이 : 김상수     날짜 : 07-08-24 22:55     조회 : 7828    
2000년 2월에 나는 '착한 사람들의 분노'(생각의 나무 간행)라는 사회 문화비평집을 낸 적이 있다.
그 시기에 난, '대통령으로 김대중은 국민을 배반하고 있다' 는 생각이 들었다.
'민중경제론'이니 '대중경제론'이니 말짱 헛말이었고 민중과 대중을 볼모로, 전라도 사람들의 슬픔을 배경으로 대통령까지 된 김대중은, 시장경제의 효용성을 강조하면서 국민들에게는 인내와 고통의 분담에 대해서, 개혁에 대해서, 정치적 수사(修辭)만 차고 넘쳐났다. 참 말만 많은 대통령이었다.
당시 김대중의 풍성한 말의 성찬은 정작 누구를 위한 것이었나. 정말 그에게서 민주주의를 이끌 사람으로 보고 대통령으로 힘들게 뽑은 국민들이 일대 착각을 한 건 아니었나.

그 어떤 개혁에서도 사실적인 힘은 지니고 있지 못했고 정당한 실천도 보여주지 못했으며 국민들 누구도 그의 정치력에 공감하지 못하고 있었다.
고통의 분담은 과연 정의롭고 평등하게 요구되고 있었으며 개혁은 그 근본으로부터 실행되고 있었나. 결국 그의 말뿐인 하세월(何歲月)은 이성적인 사회를 향한 어떤 전망도 보여주지 못했고, 우리사회 제반의 문제들을 하나 하나 뜯어 고치는 것에 이바지하지도 못했다.

이후 그는 그냥 무기력한 '귀족 놀음'에 빠져들었고 노벨평화상 수상을 집착하던 그 당시 그의 명예욕은 김정일과의 회담으로 절정의 시기를 맞고 있었다. 내가 책을 내고 딱 3개월 후에 일이었다. 그 때 세상은 곧 통일이라도 될것처럼 떠들어됐지만 난 조용히 절망했다.
노무현 정부야 더 얘기해 뭐하나. 그의 수다한 말들은. 그리고 지키지도 못할 언약들에 대해서는.

노무현 정부 들어서서 2년후인 2005년 1월, 국무총리실 광복 60년주면 기획전문위원으로 불러 자리의 높고 낮음을 나는 묻지않고 일하러 갔다가, 딱 두 달째에 재수없게도 노캠프 출신 애들 중에서 가장 한심한 애들과 맞딱는 지경이 됐다. 공사 개념도 없고 공조직을 무력화시키는 못말리는 정황과 작태를 보다 보다가 이를 바로 잡는다고 애를 써기에는 혼자서는 역부족이었고, 또 이 정권에 과연 도움을 줄만한 가치가 있는가도 희의가 들었다. 바로 그만두고 책을 썼다.  책 제목이 '식물의 열매를 실(實)이라고 한다. 21세기 국가 구상을 위한 단서'(M&B간행)였다.   

당시 총리실에서 비서관으로 있으면서 나하고 대척한 이가 이후 청와대 의전비서관으로 갔고, 뇌물 수수사건 중개로 구속된 자이다. 세상에. 대통령을 최측근에서 보좌하던 청와대 의전비서관이란 놈이 뇌물이나 챙기니, 사필귀정이랄까. 정권 말로라는 게 참.

이 두 권의 책을 썼던 그 시점과 오늘의 시점이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난 '착한 사람들의 분노' 는 여전히 유효할 뿐 아니라 '착한 사람들의 연대'에 까지 도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