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없는, 23 - 국민은 물건이나 돈이 아니다.
  글쓴이 : 김상수     날짜 : 07-08-28 21:52     조회 : 7119    
오늘도 여전히 이 땅에 사는 사람들, 국민들은, 삶이 힘들다.
이 시대에 한국에서 살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매일같이 이런 생각을 하며 산다.
심지어 ‘죽지 못해서 산다.’는 극단적인 말까지 듣곤 한다.

구름이 때때로 하늘을 가리나 하늘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믿음은 있지만,
그래서 결코 삶을 포기할 수는 없지만,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 사람들은 하루하루 어딘가로 떠밀려 가고 있다는 무기력한 느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문화적 상황은 거의 획일화되어 있고 사람들은 자신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일상으로 끌려가면서, 당면한 현실에 붙잡혀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사람살이의 저변에 돈벌이에 대한 생각이 중심으로 지배하면서 삶의 내용은 조악하고 거칠며 피곤하기까지 하다.
 
사회 전체가 갈수록 돈 얘기뿐이다.
어디를 가든 사람들의 관심은 돈 버는 것에만 집중되어 있다.
경제가 매우 어려운 시절이니 이즈음은 더하다.
경제가 죽었으니 경제를 살려야 하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경제를 어떻게 살려야 우리가 조금이라도 나은 조건에서 살게 되며,
어떤 방식으로 경제를 이해해야만 우리의 토대가 튼실하게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주제를 문제 삼는 경우는 거의 없다.

듣고 보는 말들은 살벌한 경제 전쟁에서 살아남는 내용이 대부분이고 상투적으로까지 들리는 무수한 경제 용어들은 웬만한 일반 사람들도 몇 마디는 기억한다.
사람들의 삶이 개발 이데올로기와 산업 경제 문화의 지배 속에 자신도 모르게 빠져 들면서 상업주의적 생활 방식에 깊숙하게 중독 되다시피 하여, 모든 판단과 가치의 우선이 돈이 된 지 이미 오래다.
돈이 임금이 됐기 때문이다.

교육과 문화도 끊임없는 경쟁과 소비주의의 욕망을 확대 재생산하는 데 바쳐지고 있으며, 당장에 능률이 없다고 여겨지거나 돈이 되지 않는 것들, 약하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것들은 불필요하고 거추장스런 것으로 취급되고 있는 현실이다.
지금 당장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함부로 취급되는 것은 사람도 예외가 아니다.
사람을 생산자와 소비자라는 경제적 관점에서 이분법으로 나누고, 사람까지도 하나의 자원으로 평가하는 사회 분위기가 지속되면서, 노동의 가치나 사람의 가치도 개발되고 동원되며 투입되지 못하면 용도 폐기되는 산업 물건처럼 취급되기 일쑤다.

사회 전체의 생각이나 계속되는 정부 정책들이 사람들을 획일적 경제주의로 몰아가는 성장 제일주의의 경제적 산업 체제인 한, 그 실상은 최저 소득의 경제적 약자들이 희생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경제 양상은 모든 이들에 대한 모든 이들의 전쟁으로 급속하게 확대되면서 본의든 아니든 사람들은 반인간의 입장으로 내몰려가는 현실에 처하게 된다.

이 현실은 곧 사회적 위기를 뜻한다.
이 위기 때문에 우리들 삶은 끊임없이 위태롭고 불안하다.

그런데 역대 정부는 경제 발전에서 성장 경제의 방식을 부연 설명하고 암암리에 받아들일 것을 강요하며 그에 따라 행동할 것을 요구했다. 
이렇게 되면 사람들은 자신의 삶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조차 점점 모호해지면서 진정한 삶이 붕괴되는 경험을 되풀이하게 된다.

지금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사람들의 일련의 생각도 이 위기를 뒤집고 바꾸어 혁파하겠다는 근본적인 발상보다는, 작고 좁은 시야에서 경제 문제만으로 사회 위기를 해결하겠다는 데로 모아지고 있어 위기는 더욱 부추겨지고 있다.

병들고 뒤틀린 사회적 위기에서 ‘지속 불가능한 경제’를 발전의 논리로 압박하면서 ‘기업도시’ 주장 등, 성장을 촉진하고 자유 무역을 확대하며 시장 경제를 활성화시켜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환상을 계속해서 국민들에게 투입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단연코 이 땅에 사는 국민들은 물건이나 돈이 아니다.
오직 인간이다.
이 인간의 물음에 답하는 경세제민(經世濟民)의 경제,
사람이 주인인 경제, 이 경세제민의 원리를 새롭게 일으켜 세울 수 있는 자가 이제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