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없는 , 25 - 보수란 무서운 자기 금제(禁制)와 절제를 전제로...
  글쓴이 : 김상수     날짜 : 07-09-03 07:56     조회 : 7641    
김대중 정부가 진정한 개혁을 이루지 못하고 실패했던 것을 반복이나 하듯이,
노무현 정부 또한 개혁의 실천을 가능하게 하는 세세한 설계도가 없거나 부실했다. 

심지어 제대로 지향되어야 할 '역사 정체성 문제' 나 '과거사 바로 잡기 문제' 도 당위적으로는 옳지만, 원천적으로 국민들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아도 어려운 난제인데, 합의를 이끌지 못하고 시끄럽다는 인상만 키웠다.
이는 국민대중의 마음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의 정치나 정책은 각론과 실천에서도 우왕좌왕하고 했고.
이를 이끌고 있는 사람들의 정체성마저 의심받게 되면서
우리 사회 가치관의 일대 충돌과 혼란을 더 한층 가중되게 하고 만 현실이 됐다.
'역사 정체성 문제' 나 '과거사 바로 잡기 문제' 도 진실을 가리고 문제를 들여다보기도 이전에 스스로 좌초하는 지경이 됐고
도리어 갈등과 분열을 부추기는 측면으로만 진행된 현실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노무현 정부의 '역사 정체성 문제' 나 '과거사 바로 잡기 문제'도 편가르기 좌파 이념 정치 공세로 보며 심지어 이를 가리켜서 ‘이념갈등’이란 표현을 쓴다.

이념갈등?, 도대체 이 땅에 이념의 정체가 정연하게 논리적으로 한번이라도 공론으로 있어본 적이 있었던가?
선무당 굿하는 식으로 이쪽저쪽 갈려서 하는 싸움질을 가리켜서 '이념갈등'이라고 말한다.
진보? 보수?
이 또한 편 가르기 식의 편의적으로 사용하는 잘못된 우리사회 용례에 지나지 않는다. 
이 땅에 진정한 보수는 너무 얇은 층이다.
보수란 무서운 자기 금제(禁制)와 절제를 전제로 하는 전통주의자를 일컫는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땅에 ‘보수’는, 보수층이란, 아주 극소수이거나, 아예 없다.
이즈음 말하는 보수란 무차별적 욕망계층인 기득권층을 말함이 아닌가?

진보? 이 또한 아직 낯설다.
대중들에게 진보란 의미는 여전히 생뚱맞다.
진보도 더 엄격한 도덕성과 자기 비전을 대중화시킬 수 있는 역량에선 함량미달이다.
한국의 진보는 아직 대중적 지평을 확대하지 못하고 있다.

어쨌든, 지금 나는 위기를 말하고 있다.
왜 위기를 말하는가?
이 땅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갈등과 분열의 틈새에서  정당하고 조화로운 일상생활을 영위하기가 너무 힘에 부치고 어렵기 때문이다.
매일매일 허겁지겁 숨이 차서 살아가지만, 끊임없이 허탈할 수밖에 없는 이 사회의 정체가 무엇인지 참으로 난감하기 때문이다.
사방이 무너지고 내려앉으면서 기왕의 것들이나 생각이 바뀌어 가고 있는 게 현실인데, 아직도 낡고 원칙도 없는 잡정치를 하면서, 정치를 권력의 기술이나 홍보의 기술쯤으로 알고 정치하는 사람들을 텔레비전을 통해서 볼 때마다, 위기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국민들은 고위 공직자들의 부도덕과 정치인들의 무차별적인 언동 등을 통해 국민을 기만하는 그들을 보며 그 어떤 누구의 말이라 할지라도 그 말의 진실성에 대해서 의문을 갖기 시작한지 오래다.
 
경제적인 어려움에 더하여 이렇게 저렇게 연속되는 어처구니없는 혼돈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국민들은,
한국의 정치 공간이 보여 주는 지겨운 ‘밥그릇 싸움’ 과 정치적 후진성을 보면서
이젠 체념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국민들은 긴 시간 동안 정치를 지켜보았다.
아직까지도 그럴듯한 언변과 말의 꾸밈에서 정치가 비롯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
그것은 현실 상황을 간과한 자신들의 무지를 드러낼 뿐이며 국민을 무시하는 부도덕이나 무도덕을 반영할 뿐이다.

힘들어하는 국민들의 고통 앞에 겸허하게 말을 건네고, 묻고, 귀를 기울이는 양식이 올바른 정치 활동이다.
그러나 현실정치에서 그런 모습은 찾아보기 쉽지 않다.
지금 많은 국민들이 허탈과 비탄에 빠져 들고 있다.
작금의 경제적 재난과 거듭되는 정치적 혼돈에서 국민들은 갈팡질팡하고 있다.

여러 가지 말은 불필요하다.
말은 정치 공간에서 힘을 잃은 지 오래다. 하물며 보수니, 진보니?

내 부탁드린다.
지금 여기 저기서 대통령에 출마하겠다는 사람들은 최소한 자기 말에 힘이 있으려면 정당하고 온전하게 실천될 수 있어야 함을 기본 덕목으로 갖추어야 한다.
아주 작은 말도 믿음이 있게 들려져야 한다. 그리고 하는 말들은 비교적 정혹한 어의(語意)를 함유해야 한다.
특히 말 이란, 좀더 단순한 입장에서, 말의 사실적 실천에서 힘을 얻도록 해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말만 되풀이되면서 말의 교란에 스스로 빠져든 걸 보지 않는가. .

말은, 특히 정치적으로 정당한 말이 되려면,
우리 사회 공동체의 문제는 무엇인지, 그 근원에서부터 따지고 캐물어 가면서 사회적 행동으로 이행되어야 옳다. 지금 당장 부터, 대통령하겠다는 사람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