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없는 글 27 - 예술과 한국사회 - 차기 정권, 차기 정부는 문화 예술의 근본 인식부터 재고가 있어야 한다.
  글쓴이 : 김상수     날짜 : 07-09-09 10:42     조회 : 7915    
내가 예술 작업을 '직업'으로 해서 하는 얘기는 아니다.
그리고 문화 예술이 '미래 산업'이고 '부가 가치'가 높다고 떠든다고 해서 하는 얘기도 아니다.

문화 예술은 삶의 가치의 발원지이자 과학 또는 철학과 마찬가지로 세계 인식의 방식이자 세상 인식의 근거다.
특히 예술은 동시대 삶의 여러 면모를 표현하면서 삶의 확장까지 도모한다.
따라서 예술은 우리가 일상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여러 요소들, 이미지, 소리, 인상의 경험들에서 비롯되는 총체적인 현상들을 통해 삶의 질을 풍요하게 하며 문화적  깊이를 더한다.
문화의 DNA가 바로 예술이다.

예술은, 시민들로 하여금 민주적 실제 가치를 복돋운다. 예술의 특징인 다양성은 본질적으로 개방적이다. 예술은 닫힌 형식으로부터 깨쳐나가는 열린 형식에 부응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예술은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 있어서 '대화의 방식'이다. 개개인을 뛰어넘어 감동의 전선을 파고든다. 그리하여 예술은 삶을 표현하면서 삶의 가능성을 넓힌다. 따라서 예술은 삶의 넓이와 깊이를 더한다.
심미적 마음의 대화인 예술의 양식은, 그 방식으로 비폭력적일 뿐 아니라 정서적인 아름다움에로 이끈다.   

그러나 오늘 날 한국인들은 나날의 일상의 삶에서, 정치의 공간에서, 물질의 세계나 마음의 세계에서 불협화음과 충돌, 마찰, 폭력적 혼돈을 반복해서 경험했고, 한다.
한국인의 삶은 근본적으로 전체성(Unitity)과 정체성(Identity)의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사회, 정치, 역사적인 과도한 굴절의 경험으로 전체적으로 왜곡된 삶의 현실이 누적, 한국인 개인이 처한 상황은 여전히 불합리한 사회적 여건에 놓여있다.
특히 식민지 경험과 전쟁 이후의 경제적 정신적 문화적 억압, 혼돈, 황폐화는 전통문화의 파괴와 전통예술의 단절을 초래, 우리들 정신문화의 근거가 초토화되고만 현실에서 연유한다.
이는 한국의 근, 현대사에서 예술의 역사가 소외의 역사임을 읽는다. 예술 자체로부터도, 이 땅에 사는 사람들로부터도, 예술은 계속 소외되어 왔다.

그래서 지금 불행하게도 한국에서의 예술은, 예술의 상태와 예술의 이해에서 오늘 날 한국인의 삶에 뿌리를 박지 못했고, 못하다. 삶 속에, 일상의 생활 속에, 예술의 가치가 발현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란 말이다.

오늘 한국의 문화 예술계는 기초예술(core-art)인 문학, 미술, 연극, 음악 등의 창작 현실은 매우 빈약하고 경제적 구조 또한 매우 허약한 상태에서 급격한 산업화, 상업화로 인한 경제 제일주의(돈벌이)의 잡민적 자본주의(雜民的 資本主義)로 질주, 그 사이 상업주의가 대중문화와 문화산업의 옷을 입고 활개를 치는 풍토가 됐다.
창작 정신이나 창작 자체가 위태로운 현실이다.

예술의 가치에 대한 인식은 막연하게나마 점차 확대되고 있으나 그 인식조차도 아주 협소한 경제가치에 머무는 현실이다.
기초예술의 붕괴는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오늘 날 창조적 지식과 예술의 창의성이 중요한 화두로 시사되는 시점에서, 문화의 실질적 가치가 극대화하는 시기임을 알아차릴 때, 예술의 창작, 매개, 수용 등에서 전면적이고 가능한 한 깊이 있는 화급한 제반 성찰이 국가적인 명제로 대두됨을 알아차려야만 할 때이다.
미국이 경제 공황 시기인 루우즈벨트 대통령 때 오늘 날의 문화 예술의 기초와 기반을 다잡은 사실은 이래서 참고할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