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story & museum
  글쓴이 : 김상수     날짜 : 07-09-16 06:53     조회 : 7404    

올초 1월 하순에 뉴질랜드 북섬 작은 시골 마을을 지날 때다.
인구 800여명 사는 작은 시에 역사박물관이 있었다.
팔 천이 아닌, 팔 백여명.

불과 서너 세대, 지난 100여년 짧은 마을의 역사가 한 공동체 기억을 위해서,
증언을 위해서, 어엿한 역사를 기억하게 하는 자료들과 물품들이 함께 놓였다.
빛 바랜 사진과 할아버지 할머니의 그들 아버지들 어머니들이 사용하던 낡은 농기구등 소품들이 살아 온 현실을 일깨운다.
그렇다. 이게 사람이 사는 결과의 현재 모습이다.
웅장하고 거대한 유산이나 승전기념비 같은 요란한 치장만이 역사의 전면에 놓일게 아니라 인간의 숨결이 느껴지는,
불과 한 세기의 유물들이지만 삶을 살면서 고민하고 삶을 가꾸고 개척한 지난 세대의 흔적들을 알뜰하게 정리하는 노력들,
이것이 인간이 만드는 '위대한 뮤지엄' 이다.

살아있는 뮤지엄은 자존(自尊)의 과거와 현재를 끊임없이 이어준다. 
세대와 세대를 넘어서 인간의 존재방식에 위엄과 질서를 불어넣는다.
짧은 100년의 역사를 기억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노력에는
먼 미래를 기획하는 인간의 비전(vision)이 있다.
이런 모습들이 작든 크든 사람들의 공동체를 이루는 기장 기본적인 요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