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 만난 한국의 석물((石物) - Gallery LAVENDALE
  글쓴이 : 김상수     날짜 : 07-12-25 13:56     조회 : 8525    

낯선 이국땅에서 만나는 한국의 석물(石物)은 반갑고 따뜻했다. 
여기 Christchurch에서 만난 컨설턴트 강인숙님과 화가 이경옥님의 안내로 gallery이자 Cafe, Lavender 농장을 운영하는 서석원님과 황승옥님을 만났다.

Gallery 입구에 석물이 서 있었다.
긴 세월 동안 비바람에 마모됐지만 어엿한 한국인 석상(石像)이다.
저 무명씨의 돌 조각이 먼 바다를 건너 이역만리에 한국인을 지키고 있었고 gallery에 드나드는 뉴질랜드인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었다. 

이민 온지 10년 됐단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때 데리고 떠나왔는데, 이제 큰 딸이 치과의사가 되어 1월 초순이면 뉴질랜드 수도 Wellington 국립병원에 근무를 하게 되고, 둘째 사내아이는 대학 건축과 1학년이 된단다.

마침 찾아간 날, 서석원님은 아들과 농장 일을 하고 있었다.
한국에서 홍익대학 미술대학에서 서로 만나, 남편은 한국화를 전공했고 부인은 서양화과 출신, 두 사람 다 화가다.
오랜만에 맛난 우리 음식을 대접받고 부부가 손수 농사지은 Lavender 1병까지 선물로 받았다.

농장 주택 전체가 훌륭한 Museum이자 Gallery였다.
한국의 귀한 목기(木器)들과 자기(瓷器)를 비롯, 영국인들이 귀하게 여기는 청화자기(靑華瓷器)등, 30년 넘게 한국에 있을 때부터 모았고, 이 곳 Christchurch에 살면서도 꾸준히 발품을 팔아, 벼룩시장이 열리는 곳이면 어디든 다니면서 모은 진귀(珍貴)한 한국과 유럽의 고미술품들이 수백여 점 가득했다.
많은 뉴질랜드 인들이 다녀갔단다.
‘전쟁이 나고 데모를 많이 하는 나라 한국’ 이란 나라가 사실은 ‘문화 국가’였다는 새삼스런 이해를 다녀 간 뉴질랜드인들에게 심어주었다.

부부가 Lavender 농사를 지어가며 어렵게 운영해 온 이 Gallery가, 이 곳 뉴질랜드 전국에 있는 유일한 ‘한국 문화의 집’ 이다.
이 곳 미술 잡지에도 소개됐고 여기 뉴질랜드 사람들이 ‘교육의 장’으로 이용하고 있는 우리의 생활 문화 민예품을 모은 귀한 장소다.

해외 구석구석에 있는 우리 문화 자산에도 정부는 체계적인 관심을 가져야만 할 때다.
오늘에 와서 ‘문화’가 특히 강조되는 이유는, 시대가 바뀌어 ‘21세기는 문화의 시대’이고 ‘문화가 경제’ 라는 경제성의 이유만이 아니라, 삶의 근거인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소중한 것이다.

더구나 먼 타지에서, 한국인임을 잃지 않으려는 실천은 너무나 눈물겨운 것이고,
더하여 문화적 유물까지 잘 간수하려는 노력은 한 개인이 감당하기에는 힘에 너무 부치다.
이런 노력은 50년 후, 100년 후, 우리들 삶의 과거 지난 모습들을 어디서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가의 질문에 화답하는 우리 한국인 모두의 책무이고 노력이어야 한다.
문화관광부나 문화예술위원회(구문예진흥원)가 사립미술관들에도 이미 여러 가지 지원을 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뉴질랜드 Christchurch에 있는 이들 부부의 노력에도 마땅히 관심을 가질만하다.

화가가 본업인 이들 부부는 그동안 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gallery를 운영하는 것에만 매달리다시피 했단다.
이즈음 이들의 자녀들이 신학기를 맞아, 직장을 찾아, 뉴질랜드 다른 도시로 떠나기 이전에, 보유하고 있는 물건(物件)들을 디지털 카메라로 기록해 나간단다.
한 점, 한 점, 사람의 역사가 깃든 소중한 시간들이 집적된 기억물들을 채집하는 것이다. 
이들 부부의 자녀들이 기록을 하고 앞으로도 지키고 가꾸며, 세월이 또 흘러 뉴질랜드에서 뿌리를 내린 한국사람들이 '우리의 기억' 으로 가치 매김해나가는 게 바로 '역사'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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