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istchurch City Lyttelton 부둣가에서 생각해 본, 국익
  글쓴이 : 김상수     날짜 : 08-01-07 02:48     조회 : 13962    

오후 반나절 나다녔다. 시내 산을 넘어 부둣가로 나가봤다.
저 멀리 부둣가에는 호주나 일본 등에서 배로 신고 날라 온 중고차들이 부둣가에 가득했다. 

뉴질랜드는 자동차를 안 만든다. 기술이 없어서? 돈이 없어서? 아니다.
일찍부터 자원을 많이 소모하는 자동차 공장은 짓지 않기로 뉴질랜드 사람들은 의견을 모았고,
자동차 산업이 결코 미래 산업일 수 없는 공해산업이기 때문에 자국의 영토에는 공장을 세우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동차 산업자체를 기피, 외면하기로 했다.
벌써 오래전에.

그래서? 자동차? 외국서 사다가 타면 된다.
중고차를 많이 타니 자동차 부품업은 발달했다.
한국의 통계청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자동차의 평균 차령(車齡)이 7.1년, 차를 한번 사면 7년 정도 타고 새 차로 바꾼다는 얘긴데, 미국은 10년,
프랑스는 8년, 네덜란드 13.1년, 남아프리카 13년, 호주 10.1년, 스페인 8.6년이고,
뉴질랜드는 14년으로 가장 길다고 나온다.

한국이 자동차와 반도체 수출로 선진국가로 가고 있다고? 계속 성장해야 한다고?
외국에 나가서 현대자동차나 삼성핸드폰을 보면 눈물이 난다고?
좀 모자라거나 살짝 집단적으로 머리가 돈 얘기가 아닌가? 
내 나라 국토의 자원 소모는 어떻게 하고? 수출한 그 돈은 어디로 가는데? 국민들이 기업을 키워주기 위한 수많은 노력들은?
세계 최장시간의 노동시간은? 언제 목이 잘릴지 모르고, 제 몸을 눕힐 수 있는 내 집은 언제나 장만할 수 있는 건데?
애들 교육은? 대학까지 어떻게? 무슨 수로 대학을 보내지? 갖가지 공해로 인한 신종 질병은? 노후는? 부모 봉양은?

‘국익을 위해서’, 이라크에 계속 파병을 해야만 한다고?
같은 ‘국익’을 위해서 뉴질랜드 정부는, 이웃인 호주 정부처럼 이라크에 군을 파병한 게 아니고,
이라크 전쟁 자체를 강력하게 반대했는데.
‘국익’을 위해서 뉴질랜드 정부는 미국과의 FTA를 신중하게 협상하거나 반대할 수도 있다는 정부 발표가 있었는데.
한국은 ‘국익’을 위해서 한미 FTA를 묻지 말고 지지해야 한다고?

한국은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원자력 핵발전소를 자꾸 만들 수밖에 없고.
뉴질랜드는 바로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나라가 법으로 일체의 핵 발전을 금지시켰고,
대체에너지 산업을 육성하는데 열심인데. 

아니? 같은 ‘국익’을 이해하는 가치나 관점이 이렇게 다를 수가.
같은 지구 안에서 불과 열두어 시간이면 비행기로 가닿는 나라인데, 이렇게 근본적인 차이는 뭣 때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