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kyo의 밤
  글쓴이 : 김상수     날짜 : 08-03-23 04:08     조회 : 14891    

일본 정부에 꽤 고위급 인사가 술을 한잔 샀다.
내가 Tokyo를 올 때면 이따금 만나는데 ’친한파‘라고 할까. 한국에 대해서 많은 공부를 했고 앞서 있었던 한국정부의 대북정책인 ’햇볕정책‘을 지지하는 인사다.

한국이 통일이 되기를 바라는 일본 정부에 고위직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을지도 모른다. 한국이 분단인 상태가 지속되어 일본이 북한이나 한국을 분리 상대하는 방식이 수월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런데 이 사람은 달랐다. 평화주의자고 일본의 과거에 대해서는 냉정한 자기비판에도 인색하지 않다.

1차 술자리는 이른 저녁시간부터 비싼 ginza 銀座 일본식 바에서 했는데 일본 nigata 지역에 술만 파는 고급 바였다. 2차는 일본에 서민냄새가 물씬 풍기는 자기 단골집이라고 택시를 타고 안내한 술집으로 옮겼다.
꽤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나를 배려한다고 통역을 데리고 나와 여러 가지 얘기를 한층 깊이 있게 나눌 수 있었다.

술자리가 파할 무렵에 이 인사는 갑자기,
“김선생은 여기 일본서 사세요. 일본은 한국과는 가까운 나라니까 자주 왔다 갔다 할 수 있고. 일본서 작품 활동을 본격적으로 하세요.” 한다.
나는 잠시 이 인사의 얼굴을 쳐다봤다.
“일본서 산다? 글쎄요. 난 내 나라 남쪽지방에서 살고 싶지요.”
헤어지는데 택시로 숙소까지 바래다주는 친절을 베풀었다.

밤하늘에 별 하나가 빠르게 기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