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깨어나 일어나야 한다.
  글쓴이 : 김상수     날짜 : 08-04-17 22:23     조회 : 20057    

반김대중 반노무현의 정서가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뽑았다.
민주주의의 광범위하고 실재적인 구축에 실패한 10년, 그 반동은 정체와 실체가 불분명한 인물인 이명박을 대통령으로까지 뽑는 것으로 귀결됐다.
그리고 불과 두 어달, 내 미리 예상하고 거론한 그대로 국정은 총체적 난맥이다.

이 visual diary에서 이명박 취임을 전후하여 여러 번 이명박의 문제를 거론했던 나는, 이제 시급하게 이명박을 퇴진시키지 못한다면 나라는 참으로 어려운 질곡으로 계속 빠져들고 말 것이라는 현실을 목도한다. 

정권을 담당하겠다고 이명박의 부름을 받은 인물들에서 우리는 일정기간 국가를 리더해 나갈만한 그 어떤 신뢰도 느끼지 못한다.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등, 보통의 시민들이라도 최소한은 갖춰어야 할 기초 덕목의 부재는 물론, 경우없는 마구잡이 삶을 살아 온 일군의 무리들이 나라를 경영하겠다고 등장한 것이다.

그 결과 지금 나라의 혼돈은 극에 달했다. 한 줌 금권력의 무리들이 떼를 지어 등장한 이후 시대는 탐욕으로 달음박질하는 체제로 재편을 획책했고, 같은 시대 같은 땅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가치의 뒤집힘과 혼돈은 일상사가 됐다.
지금 나라는 어지럽고 황폐무인지경(荒弊無人之境)으로 내달리고 있다.

여기에, 명백하게 드러난 범법사실도 묵살하는 삼성 특검의 발표를 보고 있자니,
소위 법을 알고 운용하며 배웠다는 사람들이 세상 사람들 알기를 얼마나 우습게 알고 미혹(迷惑)하게 하여 혹세무민(惑世誣民)을 일삼는지 나는 분노가 치민다.
 
이 사회 이 국가에 정의나 원칙은 없고 반칙과 요행, 부정의가 경쟁의 이름으로 휭행한다. 
문제의 본질은 이명박이란 인물이 대통령까지 되면서, 오직 돈벌이만이 사회 전체를 지배하게 된 것에 연유한다.
가치는 뒤집어졌고 도(道)가 없는 나라에 무차별 약탈적 투기적(投欺的) 행태가 노골적이고 일반화되다시피한 것이다 .

도대체 이 무지한 현실에서 다시 경제란 무엇인가?
경제는 사회의 기초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사회가 정의롭지 않고 부정과 부패가 판을 친다면 경제는 엉망이 될 수 밖에 없다.

또한 사회가 빈곤과 양극화로 치달아 사회 전반이 소모적인 갈등과 투쟁으로 일상화하면 경제가 순조롭게 성장하거나 발전할 수가 없다.
곧 사회가 평화롭지 않고 사회 전체가 전쟁 양상으로까지 사로잡혀 있다면 제대로 경제가 굴러갈 수는 더구나 없다. 이건 상식 중에 상식 아닐까.

더하여, 이 정권을 이끌고 있는 이들은 도대체 교육의 가치란 걸 생각이나 하고 있을까? 교육이 뭔가? 어린 아이들을 무한경쟁으로 내모는게 교육인줄 아는가. 

이네들은 언필칭 '실용주의'를 내세운다. 이네들은 그 말의 의미를 제대로 알까?
실용이란 간판으로 사람을 경쟁의 와중으로 내몰고, 실용이란 명분으로 공정거래법의 근간도 무너트릴 수 있고, 실용을 빌미로 국민 대다수가 동의하지 않고 있으며, 그 실체에 대해서도 아직 정확하게 알 수 없는 한,미FTA를 하루 빨리 법안 처리하기 위하여, 미국의 환심까지 사고자, 국민의 생명과 건강, 국내 농가 사정은 아랑곳없이 미국산 소고기부터 수입해야 한다고 밀어부쳤다. 검역주권을 포기했고 일본 대만 보다 못한 약정을 협상이란 이름으로 해줬다.

이네들의 실용은 정작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실용이니. 천박하기 짝이 없다.
이네들 정권에서 무슨 체계적인 이념이나 사고의 정리를 기대할 수도 없지만 이네들이 말하는 실용이란 인간을 메커니즘의 무슨 도구쯤으로 함부로 취급하는, 인간의 얼굴은 없고, 인간의 양식을 저버린 가짜실용, 깡통실용이 아닌가.

삼성특검 결과와 정권의 계속되는 자가당착은 국가 현실이 위기임을 보여준다.   
자, 이런 현실이라면 시민들이 일어나 새로운 전쟁을 치루어야 할 때가 점점 다가오고 있음을 감지하지 않을 수 없다. 시민들이 깨어나 일어나야 할 것을 요구받고 있는 것이다. 

PS, 최근 일련의 사태에서 참으로 심각한 문제인 삼성 특검 발표에 대한 의견중에서 잘 정리된 글 두 편을 퍼온다.
강과산이란 사람은 일면식이 없지만 두번 째 글 필자 곽노현이란 분은 면식이 있다.

1. 역사적인 삼성특검수사결과 발표- 강과산 (dkd1246)
http://hantoma.hani.co.kr/board/ht_economy:001010/190069

  2007년 11월 23일 국회에서 통과된 삼성그룹의 불법비자금 의혹을 수사하기 위한 '삼성 비자금 의혹관련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임명된 특별검사 조준웅은 어제 2008. 4. 17. 99일간의 수사한 결과를 발표하였다.

그 수사결과를 보도하는 한겨례 4.18.자 1면 머리 타이틀에 의하면 차명4조5천억은 이건희회장 돈이나 출처를 밝히지 못하였고 비자금 무혐의와 로비의혹 규명 실패, 1,128억 탈세 확인, 10명 불구속 기소 등이라 하였으며 그 하단에는 삼성쇄신안이 다음 주에 발표한다는 기사가 위치하고 있다. 이에 과연 특별검사의 발표문 전문이나 더 자세한 내막을 알고자 다음이나 네이버에서 검색을 시도하였으나 이번 발표에 대하여서는 기사 이외에 검색되는 글이 없으며 모두 지난 글들뿐인 사실을 금일 아침 확인하고 있다.

포탈에서의 이러한 부실한 검색결과와 신문지상, 특히나 한겨례의 신문지상에서의 기사 배치 등을 살피고 이전의 대기업들의 행태 등을 감안할 때 이러한 기사들이 돌출되지 않는 현상들이 이번 특별검사발표를 앞둔 삼성의 치밀한 작전의 결과가 아니었을까하고 나는 강한 의심을 갖는다.

그나마 위 기사에 의하면 「특검팀은 “오늘 공소제기하는 범죄사실은 배임행위로 인한 이득액이나 포탈한 세액이 모두 천문학적인 거액으로, 법정형이 무거운 중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주요 피의자들을 구속기소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조 특검은 “핵심 임원들을 구속하면 기업 경영에 엄청난 공백과 차질을 빚어, 경쟁이 극심한 글로벌 경제 상황에서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파장이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며 ‘국익론’을 꺼냈다.

또 “지배구조를 유지·관리하는 과정에 장기간 내재돼 있던 불법행위를 현시점에서 엄격한 법의 잣대로 재단해 처단하는 것으로, 개인적 탐욕에서 비롯된 전형적인 배임·포탈 범죄와는 다른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는 국가를 생각하는 특별검사 조준웅의 애국적 식견이 매우 돋보이는 발표라 할 것이고, 이후 삼성이 우리 국민들의 이익에 기여하는 바가 크면 클수록 위 조특검의 애국적 견지는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라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그러나 삼성의 이번 조특검의 수사 결과발표가 실제 면죄부의 역할을 하고, 그 결과 삼성이 이번 특별수사에 이르기까지의 잘못된 관행이 더 커진 결과 터지는 비리가 국가의 명운이 걸릴 정도에 이른다면 조특검의 이번 수사결과는 역사적으로 길이 남을 반국가적 행태가 될 것이라 할 것이다.

다만 이번 수사결과로 조특검과 그의 일행들에 대한 삼성의 고마움은 대단할 것으로 예상되며, 그 보답 또한 일반인들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에 이르지 않을까 상상하여 본다.

결국 이번 삼성의 면죄부 수사결과 발표는 전임 노무현 정부에서부터 이어져 온 자본위주의 세계경제를 겨냥한 우리 국민경제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확인된 아무리 많은 비리의혹이 있어도 국민경제만 살리면 된다는 국민적 합의의 결과라 볼 것이다.

이것이 우리나라의 국민들의 현재 상식이며 동시에 사회적 부정과 비리 그리고 권력을 이해하는 부분이라 할 것이다.  “상식은 흔히 지역적, 국가적 전통에 깊이 뿌리를 둔 문화적 사회화의 오랜 실천을 통해 구축된다.”(하비의 신자유주의에서) 고 말하고 있는 것은 얼마 되지 않은 아주 짧은 대한민국의 국민주권과 민주주의 의식 형성에서 궁핍한 사람은 자유로운 사람이 아니라는 상식이 구축되었음을 말하고 있다.

홍세화님은 “진보의 미성숙은 곧 민주주의의 미성숙이다”고 하면서 파업 농성에 참여한 이랜드그룹의 어머니 노동자들 몇 분에게 질문 두 가지를  “하루 8시간 꼬박 서서 일해 받은 ① 월급 80만원의 용처와 ② 지금까지 어느 정당에 투표했느냐”를 하였는데 그 결과는 ① 어려운 살림과 자녀 사교육비에 보태기 위해서 ② 무척 겸연쩍어하면서 한참 뒤 얻은 답변에 ‘당연히’ 한나라당이 가장 많았고 민주노동당에 투표한 사람은 없었다고 하며 그중 한 분이 이런 말하기를 “정작 나에게 일이 닥치니까 세상이 조금 보이는 것 같아요.” 하고 옆에 있었던 이들도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선거를 통한 국민적 합의가 있었다 하더라도 내가 잘못 생각하였다고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 이번 삼성특검 수사는 참으로 권력을 향한, 권력을 지향하는 자들의 연극이었다는 생각을 나는 뿌리칠 수가 없다.

그러나 다행히 나의 생각이 틀려 위 삼성을 통하여 우리 국민경제가 무한히 발전한다면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라 생각한다.

이번 삼성특별검사로 수고한 조준웅님과 특검보이신 윤정석, 조대환, 제갈복성 님들 및 파견검사로 일하신 강찬우, 이원곤, 이주형 님들은 역사적으로 길이 남을 분들이기에 우리는 그분들의 노고를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2008.  4.  18.



2. 특검 수사발표, 최대 수혜자는 '떡값 검찰' 5인방
[주장] 이 정도 부실수사라면 삼성특검을 특검해야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882234
곽노현 - 곽노현은 전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으로 현재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법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들으면서 내 귀를 의심했다. 형편없는 낙제점이다. 특검은 결국 이건희 회장의 수조원대 차명주식을 양성화하고 떡값검찰 5인방에 면죄부를 주는 선에서 99일간 엉터리 수사의 막을 내렸다.

이 회장만 불구속기소된 이 회장 일가는 행복한 눈물을 흘려도 될 것 같다. 4조 5천억의 천문학적 차명재산이 확인됐지만 회삿돈 횡령이 아닌 세금포탈 혐의라 1128억의 추징세금만 내면 된다.

수사결과 발표로 공개재산의 2배에 달하는 차명은닉재산이 드러난 바람에 이 회장의 세계 대부호 순위가 껑충 올라 국위선양의 부수효과를 냈다. 국내 제2위 부호와 격차도 더 벌어졌다.

불법경영권 세습과 관련해서는 불법세습의 처음부터 끝까지 전 과정을 이회장의 지시나 묵인에 의해 비서실이 주도한 것으로 밝혀냈다. 이 부분은 특검의 유일한 성과다.

구체적으로는 에버랜드와 SDS 배임발행에 개입한 혐의로 이회장과 수족들이 기소됐다. 반면 고의 실권한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과 홍라희 삼성재단이사장 등 법인주주 대표들은 무혐의처리됐다.

떡값검사 등 정관계 로비의혹에 대해서는,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체계적으로 관리해 온 의혹은 있지만 당사자 양측이 부인하고 김변호사의 진술도 신빙성이 떨어져 내사종결한다고 밝혔다.

특검은 결국 비자금과 불법로비에 대해 확실한 면죄부를 부여한 셈이다. 증거 미진을 인정하면서도 서둘러 무혐의결론을 내림으로써 검찰에 의한 계속수사 가능성을 원천봉쇄한 것이 특징이다.

이 정도 부실수사라면 삼성특검을 특검해야 마땅하다. 특히 특검이 도대체 무엇을 어떤 방법으로 수사했으며, 이 과정에서 무엇을 어떤 이유로 수사하지 않았는지 철저히 규명하는 일이 시급하다.

특검은 수사에 적극 협력한 김용철 변호사에 대해 고맙다는 소리는커녕 공개적으로 인격살인을 감행했다. 수시로 말이 바뀌고 신빙성이 없다는 것인데 김 변호사에 대한 심각한 명예훼손이다.

최대 피해자가 김용철이라면 최대 수혜자는 '떡값' 검찰 5인방

김 변호사가 이번 수사결과 발표의 최대피해자라면 최대수혜자는 공식적으로 소환조사 한번 받지 않고 '내사종결'로 인생의 최대위기를 무난히 넘긴 '떡값' 검찰 5인방이다.

떡값 검찰 5인방은 속으로 킬킬거리며 웃게 생겼다. 조준웅 특검팀과 '우리가 남이가'를 외치며 축배를 들 것 같다. 결과적으로 이번 삼성특검 수사의 승자는 다시 삼성-검찰 커넥션이다.

김용철 변호사가 여러번 강조한 바 있지만, '떡값', 이거 작은 돈이 아니다. 1회 1천만 원 씩 연3회 받으면 3천만 원이다. 뇌물죄 공소시효기간인 7년만 계산해도 총 2억이 넘는 거금이 된다.

그런데 한 해 3천만원은 삼성그룹 중앙에서 받는 공식떡값일 뿐이다. 이걸 당연한 걸로 알고 받는 분이 다른 데서 주는 걸 거절할 리 없다.

수 십 개 삼성계열사들도 연고 따라 알음알음으로 따로 챙겨주고 다른 재벌그룹들도 챙겨준다. 이런 걸 다 받으면 떡값만으로도 충분히 행세할만한 거금이 된다.

그런데도 이건 떡값과 우정의 표시를 받는 것일 뿐 영혼이나 직무를 파는 것과는 무관하단다. 정말 그럴까. 받은 게 있으면 봐주게 되고 받다보면 때 되면 기다려지는 게 인지상정 아닌가.

떡값에 길들여지면 휴가계획을 점점 호화판으로 잡게 되고 돈이 안 오면 누구처럼 수금하러 가는 일도 마다지 않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주는 쪽에서도 한번 시작하면 중단없이 계속 가야 한다.

이용철 변호사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삼성은 서슬 푸른 대선자금 수사기간 중에도 설날 떡값을 뿌릴 수밖에 없었다. 같은 이유로 떡값은 지난 설에도 뿌려졌을 가능성이 몹시 높다.

비자금 관련해서는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고백이 맞든가, 특검 수사발표가 맞든가, 둘 중에 하나다. 핵심쟁점은 차명주식 재원 중에 빼돌린 회사자금이 있는지 여부다.

김 변호사는 매년 구조본이 각 계열사가 만들어 바쳐야 할 총수용 비자금 할당액을 정해준다는 주장이고 삼성 측은 그런 일은 절대 없었다고 주장한다. 100% 상반된 주장인 것이다.

만약 김변호사의 주장대로 그룹총수가 매년 수천억대의 회사공금을 빼돌려 수 천 개의 차명계좌에 분산운용하며 계열사 주식이나 고가 예술품을 사들이는 데 써왔다면 보통 중범죄가 아니다.

이 경우 그룹총수, 전략기획실, 계열사 사장들 모두가 회사자금을 빼돌려 착복한 배임횡령죄만으로도 중한 처벌을 면할 수 없다. 배임횡령액이 50억을 넘으면 무기징역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검은 삼성증권 차명계좌상의 차명주식들이 모두 이건희 회장의 개인재산인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회사자금 유입증거를 찾지 못해 배임횡령죄를 적용할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특검은 차명주식의 자금출처가 상속재산이라는 증거를 찾은 게 아닌데도 성급하게 면죄부를 줬다. 특검은 어떻게 조사해서 어떻게 이런 결론에 도달했는지 스스로 공개해야 한다.

비자금 수사결과 특검이 밝혀낸 것이라곤 삼성생명 주식 차명보유사실과 삼성증권 차명계좌의 재산규모가 전부다. 차명비자금의 전체규모, 조성경위, 사용처에 대해서는 조금도 밝히지 못했다.

차명예금과 차명부동산의 존재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떤 조사도 하지 않았다. 김용철 변호사가 우리은행 차명계좌를 폭로했지만 삼성증권 차명계좌 명의인들의 우리은행 예금계좌도 뒤지지 않았다.

특검의 '비즈니스 프렌들리'한 수사기법

정말 어이없는 건 특검의 삼성변호 태도와 논조다. 특검은 삼성비리는 관련자들의 개인적 탐욕에 기초한 전형적인 배임횡령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애써 강조했다.

그뿐 아니다. 대형 불법비리임에 틀림없지만 재벌체제의 현실과 제도의 괴리 때문에 발생한 측면도 있으며 오랜 불법관행에 오늘의 잣대를 들이대 엄벌에 처하는 건 무리라는 견해도 피력했다.

심지어는 '보편성 특수성의 관점'이라는 신조어까지 사용하며 수천억대의 배임죄와 1천억대의 조세포탈죄를 저지른 중범죄자 이 회장을 불구속기소로 그친 이유를 구구하게 합리화했다.

하지만 이건희 회장의 어떤 범죄혐의가 이런 합리화 논거의 적용을 받을 수 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헐값발행, 차명분산, 불법로비는 예외없이 총수개인의 탐욕에 뿌리를 둔 것 아닌가.

총수자녀에 대한 지배지분 헐값발행은 재벌체제의 현실과 제도의 괴리에서 빚어진 게 아니다. 그에 대한 형사처벌도 어제의 일을 오늘의 잣대로 처단하는 데서 오는 불합리성과 상관이 없다.

선대의 상속재산을 차명계좌에 넣고 남몰래 재테크를 하는 것도 상속세와 양도소득세 등 정당한 세금을 내지 않으려는 개인의 탐욕에서 비롯된 것이다.

검찰간부 기타 정관계 인사들에게 철철이 떡값과 휴가비를 주며 체계적으로 '관리'해 온 것 역시 사법특권과 사업특혜에 눈먼 총수개인의 탐욕이 아니면 무엇으로 설명가능한가.

아무리 선의로 이해하려 해도 특검은 너무나 무책임한 소리를 늘어놓았다. 특히 특검이 삼성의 한국기업 선진화 기여공로를 강조하며 낯 뜨거운 삼성예찬론까지 편 건 너무 나간 것이다.

특검으로서는 신병구속에 따를 기업경영의 공백과 차질을 우려하는 것 못지않게 이 회장 등 핵심관련자들이 진심어린 반성을 하지 않고 수사에 비협조적이었던 점을 강도 높게 비판해야 옳았다.

무엇보다도 특검의 의지만 있으면 비자금 조성경위를 속 시원히 밝힐 수도 있었다. 사실 핵심인물 두 세 명만 구속 수사했어도 비자금의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는 게 훨씬 용이했을 것이다.

특검은 전현직 삼성임원 수백 명을 불러 차명계좌 여부를 확인하는 것으로 비자금수사를 마쳤는데 몹시 '비즈니스 프렌들리'한 수사기법을 사용한 게 틀림없다.

오죽 수사강도가 낮고 수사역량이 시원찮으면, 차명계좌 혐의를 확실하게 잡고 소환조사한 수십 명의 삼성임원 중 사실을 시인한 자가 세 명밖에 안됐겠는가.

이 정도면 삼성이 강심장만 임원으로 뽑았거나 특검이 물러 터졌거나 둘 중에 하나다. 물론 고학력에 글로벌한 삼성임원들이 모두 강심장의 파렴치범일 리는 없다는 게 더 상식에 부합한다.

양심고백한 김용철 변호사를 적대시하는 특검

끝으로 만일 김 변호사가 특검의 주장대로 신빙성도 없는 얘기를 유포하여 중요한 국가기관장들의 명예를 공연히 훼손하고 온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면 당연히 무고죄로 수사해야 마땅하다.

특검의 김 변호사 비방으로 김 변호사와 함께 해온 사제단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도 김 변호사 못지않게 상처를 입었다. 유일한 원군인 이분들을 적대시한 특검은 태어나서는 안 될 특검이다.

김 변호사는 지난 10월 말 양심고백 이후 지금까지 학연, 지연, 직연 기타 어떤 인연의 부담도 뛰어넘는 용감한 처신과 행보를 해왔다. 연고주의 사회에서 사회적 자살행위를 자처한 것이다.

김 변호사의 양심 고백과 사제단의 공신력, 그리고 시민단체들의 공동행동이 없었던들 삼성특검도 없었다. 4조 5천억의 차명재산도, 검찰떡값 기타 정관계관리실태도 드러나지 않았을 것이다.

조준웅 특검은 이런 뿌리의식이 없는 듯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김 변호사에게 따뜻한 격려와 위로의 말을 건네지 않고 말꼬투리잡기로 일관하며 공개비방을 되풀이할 수 있나.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비자금 삼성과 떡값 검찰을 위한 변명만 구구절절 늘어놓을 뿐, 김 변호사와 사제단, 그리고 법학교수들과 시민단체들의 역할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 언급이 없단 말인가.

단언컨대, 자신의 친정인 검찰간부들을 보살펴 줄 목적으로 김 변호사의 공개 인격살인을 감행한 조준웅 특검의 잘못된 의식구조야말로 오늘의 참담한 수사결과를 낳은 원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