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한,미 소고기 수입협상 파동은 이명박 정부가 과연 '대한민국의 정부'인가를 묻는다.
정부가 국민들에게 고통과 짐이 된 오늘의 사태는 지금 대한민국의 위기, 그 정체는 바로 '민주주의 위기'를 뜻한다.

한,미 협상에서 대한민국 정부는 대한민국 국민을 위한 정부라기보다는 일부 금권력을 위한 정부였다.
관료는 국민들로부터 공공의 역할을 위임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대상과 목적인 국민은 안중에 없었다.
권력에 대한 추종만 있었다.

과연 오늘의 사태의 근,원인은 무엇일까?

지난 대선에서 민주화 일부 세력 집권 이후 계속돼온 실정(失政)은 현실의 빌미가 됐고, 여기에 이명박이란 사람이 갑자기 이 나라에 '경제 구세주'로 떠올랐고, 이명박은 한나라당 경선에서도 제대로 걸러지지 못했고 대선까지 나왔고, 유권자들은 선택의 여지가 너무나 비좁았기 때문에 이명박을 선택했지만, ‘경제 살리기 구세주’의 정확한 정체는 풍문과 우화로만 분칠해져 마구 내달리다가 취임 불과 2개월 만에 미국 정육업자의 갈고리에 지레 덜컥 걸리고 만 것이다.

여기서 결정적인 혐의는 오늘의 시대를 모두들 ‘경제위기’로만 규정하는 것에서 가짜경제인 이명박의 운신이 일국의 대통령이라는 레테르까지 거침이 없었다는 점이다.
이는 우리 국민들이 국가 사회 공동체의 대 현실인식이 너무나 부족하고 한마디로 틀렸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나는 자꾸 얘기한다, 드러난 현실은 ‘경제’가 문제지만 그 본질엔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위기이며 더 화급한 현실은, 민주주의 자체가 지금 중도에서 일대 위기에 빠져들었단 사실이다.

한,미 소고기 협상사태는 이명박이 갖은 비리와 의혹으로 한 사회의 정의나 원칙에서는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처지임에도 일국의 대통령까지 될 수 있었던 사실에서 보듯이, 지금 대한민국의 현재가 ‘경제발전’이란 귀신에 인질이 되었기에 가능할 수도 있었다는 점이다.

이에 이번 소고기 한,미협상 파동은 우리 국민 모두에게 과연 국가 공동체의 정의와 원칙은 무엇일 수 있어야 하는가 하는 중대한 물음까지 낳았고, 이번 기회에 헌법에 명시한 ‘주권재민’의 원칙을 제대로 다시 일깨워야 한다는 시대적 주문을 재촉받는 것이다.

이는 대한민국의 공무원이 대한민국의 국민에 봉사하는 역할임을 새삼 인식하는 기회로 삼아야 하며 이명박이 말하는 '경제발전'이 국민을 위한 '경세제민'에 있지 않다면 그런 '경제발전'이란 얼마나 국가 공동체에 허망하고 위험한 것인가를 여실하게 드러내 주었다는 점이다.

아울러 이명박이 자기네 딸자식 경제까지 알뜰하게 챙기느라 자기 소유 빌딩 관리회사에 무노동 취업까지 시켜 꼬박꼬박 월급까지 안기는 졸렬함에서 나라의 '경제대통령'까지 하겠다고 나선 자의 자가당착이 어떻게 '경세제민'의 국민을 위한 국민의 대통령일 수 있는가 하는 턱없는 기대란 일찍 거두어야함을 말한다..

더하여 이명박 스스로도 제대로 알 수가 없는 ‘경제귀신 잡기’에 빠져 허덕이는 오늘의 모습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도저히 더 이상 이끌 수 없음을 보여준다.

자꾸 시간이 지체하면 할수록 나라는 곤경에 빠져들 것이다.

현실을 읽고 있는 눈은 있지만 하나같이 부조화와 비현실적인 인식으로 현실을 보니, 현실이 한쪽으로만 치우쳐서 기우뚱하게 보이는 것에서 어떻게 '경제 살리기'가 가능하단 말인가?

'경제'에 빠져 허덕이다가 국가의 근간인 민주주의까지 위험에 빠트리지 않는가.
747이니 뭐니 공약은 물 건너갔다고 스스로 자인한바도 있다.
이에 재벌 삼성의 문제는 우리 사회의 민주체제가 얼마나 무력하고 허약한지를 드러내는 결정타를 날렸고 이번 소고기 한,미협상 파동은 주권재민을 망각한 공무원과 정치권력이 계속해서 오직 ‘경제’만의 문제로 오늘의 한국 사회를 이해하는 식은 나라 전체를 무지몽매(無知蒙昧)의 틀로만 가두는 인식의 오류를 계속 범할 수 있음과 아울러 오늘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 현실이란 ‘경제’만의 문제로만 단칼에 한국 현실을 진단하고 그 처방이 불가능하단 사실을 의미한다.

차라리 현실은 ‘경제’가 전부가 아니다.

오직 ‘경제’만의 문제로 한국 사회 현실을 보는 인식은 제2의 제3의 국가적 사태를 가능케할 것이며 목숨을 바쳐 지키고 가꾸어야 할 민주주의가 위기에 닥치는 정작 위태롭고 잔인한 현실과 마주하게 된다는 점이다.

이러니 여전히 다시 민주주의다.
민주주의가 지금 정체를 잃고 질곡과 위기에 빠진 것이다.
무수한 생명들이 다치고 목숨을 바치면서 지켜온 이 땅의 민주주의가 도로에 처할 운명에 지금 처해있다.

이 엄정한 현실을 제대로 읽어야 한다.

여기에 청계천에서의 어린 학생들의 외침은 어른들을 일깨운다.
이 나라 민주주의 위기를 구출할 전선(戰線)과 대오(隊伍)를 지금이라도 갖추고 나서라는 외침이다.
이명박은 탄핵되어야 마땅하고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