祈禱
  글쓴이 : 김상수     날짜 : 08-06-29 12:17     조회 : 14853    

PHOTO,  2006  Italy Milana Church, Kim Sang-Soo


오! 주여!
당신은 이 세계에서는 무력하고 약할지언정 당신의 약함과 그 무력한 고난이 우리를 도와주고 우리와 함께 있음을 압니다.

고난을 당한 신만이 우리를 도와줄 수 있음도 잘 압니다.
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
고통하고 신음하고 비탄속에 웅크리고, 낮아지고, 무거운 노동에 수척해져 마음을 빼앗기고 마음을 다친, 한국인들의 마음을 좀 껴안아 주실수는 없나요?

부정과 불의가 판치고, 같은 동족을 모함하고, 동족의 땀과 피를 당연한 수확으로 여기는, 저 가련하고 파렴치한 집단이 공권력의 외피를 걸치고 정권을 휘두름을 꾸짖고 천벌을 내릴 수는 없는 겁니까?

오! 주여!
당신은 대자연과 양심을 통해서 자신을 드러내셨습니다.
인간에게 존엄과 생명에 대한 가치를 부여하셨습니다.
사람에게 귀하고 천함이 없어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종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
소경이 소경을 고치려고 한다면 둘 다 나락에 떨어진다고 했습니다. 하느님을 입으로만 얘기하고 하느님을 팔아서 부귀를 챙기면서 권력의 울타리에 들어앉아 혹세무민하는 저 가짜기독교 목자들은 어찌해야 하는 겁니까? 시민을 '폭도'이고 '사탄'의 무리라고 공중의 장소에서 소리치는 저 가짜목자들을 대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오! 주여!
인간의 양심은 하느님을 통해서 드러나는 인간 행실의 근원입니다.
사람의 존엄은 양심에 순종하는데 있으며 그 여하에 따라 하느님의 심판을 받는다고 했습니다. 지금 시민들은 양심에 따라서 기도하고 행동하고 있습니다. 이 기도의 크기가 너무나 작습니까? 이 기도가 너무 옹색합니까?  이 기도의 정체가 믿음이 적습니까?

지금 시민들은 그 무엇이 자기들을 인간으로 억누르고, 무엇이 정신을 피폐시키며 굶주리게 만드는지, 무엇이 자기들을 쥐어잡고 흔드는지, 비로소 늦게나마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이 깨달음은 뒤늦었지만 아직 완전히 늦은건 아니며, 이 깨달음은 인간의 자존으로 오늘과 내일을 다시한 번 살겠다는 결심에 찬 행동으로 이어집니다.
시민들은 희망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처럼 슬퍼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
이 희망이 주 그리수도께서 내 안에 계시고, 내가 그 분 안에 있는 것 같이, 그리스도가 시민들 안에 같이 있음을 드러내어 말 할 때가 아닙니까?

오! 주여!
거짓말로 국민 대다수를 현혹 기만하고 권력의 자리에 앉아 '더불어 살아야 하는 공동체'를 마구 훼손하고, 국가 주권을 모욕하며 동족을 해치고 정의를 거짓으로 증언하고, 거짓으로 예수를 들먹이는 이 참담하고 어리석은 정권으로부터 시민이 어떻게 구출될 수 있으며 또 바르게 걸어갈 수 있을까요?
이제 빛을 밝혀 주셔야 하지 않을까요?

이제 우리 백성들, 함부로 여기려는 일군의 무리들에게 벌을 내려야 합니다.
세울 때가 있고 헐 때가 있다고 했습니다.
심을 때가 있고 심은 것을 뽑을 때가 있다고 했습니다.
찢을 때가 있고 꽤맬 때가 있다고 했습니다.
미워할 때가 있고 사랑할 때도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
우리 백성들 그간 벌을 받을만큼 받지 않았습니까?
수많은 피를 역사의 마당에 뿌리고 흩뿌리지 않았습니까?
이제 이런 막무가내의 고통은 거둘 때가 되지도 않았습니까?

오! 주여!



내일 6월 30일 오후 6시, 서울 시청앞에서 예정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구국 미사를 기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