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국 시민에게 보내는 편지, 두 번째 - 아소 다로(麻生太郞)의 "창씨개명" 망언과 스기야마 아키히로(月山明博)
  글쓴이 : 김상수     날짜 : 08-09-22 19:03     조회 : 24354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080922112536&Section=04


 '일본국 시민들에게 보내는 첫 번째 편지'에서 저는 한국의 시민들이 한국에 경찰과 검찰의 폭력적 진압에 맞서서 6개월 이상을 거리에서 '촛불'을 켜들고 있는 입장과 의미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한국 시민들의 '촛불'은 미국산 쇠고기 파동으로 촉발되었지만 민주주의 절차와 본질에 대한 물음을 이명박 정권에 제기한 것이고, 잘못 뽑은 대통령에 대하여 한국 국민의 자책과 반성이 밖으로 표출되면서 한국의 국민들이 잠시 접었던 도덕적 분별력을 빠르게 회복하기 시작한 것에 '촛불'의 의미가 있다고 저는 말했습니다.
 
  그리고 일본국 차기 총리로 유력시되는 아소의 망언을 열거하면서 '정말 이런 인물이 일본국 차기총리가 되어도 되는 겁니까?' 라고, 여러분에게 질문했습니다. '한국 국민들은 일본과는 다르게 직접 선거로 대통령을 뽑았지만, 잘못 선택한 결과가 지금 한국 사회 전체를 곤경에 빠트리고 있으며, 한국의 국가 공동체가 어려움에 처했고, 국민이 갈등과 분열로 내몰리면서, 시민들 일상의 삶 자체까지 힘들어 지는, 이런 고통의 반면교사를 이웃나라 일본국 시민들은 제대로 읽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아소의 대표적인 망언이자 한국인에게 굴욕적인 망언은 2003년 일본 도쿄대학에서 한 연설에서 "창씨개명은 조선사람들이 원해서 한 것"이라는 말입니다. 역사에 대한 무지를 넘어서서 이러한 궤변(詭辯)은 공인(公人)인 정치인의 언어로는 전혀 적절치 못함은 물론이고, 일본 국가의 위신(威信)까지 망가뜨리는, 말 그대로 망언(妄言)입니다.
 
  그런데 아소의 이 망언이 요즘 아소가 일본국 차기총리로 유망하다는 기사가 나오자 새삼 한국인들에게는 깊은 고뇌와 시름을 더하게 하고 있습니다. 바로 9개월 전에 한국인들은 새 대통령을 뽑았는데, 바로 그가 "창씨개명은 조선사람들이 원해서 한 것"이란 아소의 망언과 연관돼, 한국 시민들의 오늘의 괴로움을 더욱 크게 하는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작년 12월 대통령선거 기간 중에 이명박은 여러 가지 의혹(疑惑)으로 일관하고, 심지어는 자기가 태어난 출신지조차 불분명하게 자주 말을 바꾸고, 급기야는 대통령선거를 전후해 출생지 문제가 논란이 되자, 포털 등 인물검색사전에 포항(浦港)으로 통일되게 출신지를 표기 기술하는 등 혼란스런 인물이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아소의 망언이 사실로 예시돼 지금 한국 시민의 자괴감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이명박'이란 이름은 사실 한국 보통의 가정에서도 지을 수 있는 한국식 이름은 아닙니다. 잘 아시겠지만 '명박(明博)'은 일본식 이름이지요. 이는 일본제국주의 시대 때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난 스기야마 아키히로(月山明博)라는 일본 이름에 연유하기 때문입니다. 일본에 의한 미국 진주만 공습이 1941년 12월 7일 새벽에 있었고, 이명박은 그 직후에 일본 오사카에서 출생했습니다.

당시 일본은 막강한 미국 해군을 격파시켰다는 자신감에서 일본인들은 열광의 도가니로 일본 열도가 다 흔들릴 만큼 기뻐할 때입니다. 그때만 해도 일본에서 산 이명박의 부모 같은 이들은 일본이 미국을 무릎 꿇게 했으니 당시 조선은 일본의 식민지를 넘어 완전한 속지(屬地)가 된다는 것을 믿을 수밖에 없었던 현실이었을 겁니다. 이명박의 부모도 그러했을 것이고요. 그래서 당시 조선에서 태어났던 이명박 형제들은 '상'자 돌림을 썼지만, 일본에서 태어난 이명박은 일본식 이름인 '명박'으로 작명했고 '이'씨 성도 '월산'으로 바꾸었던 것입니다. 이런 경우는 당시 조선에서는 흔한 경우일 수 없고 매우 드문 사례인데, 이 경우가 아소가 얘기한 것처럼 "창씨개명은 조선사람들이 원해서 한 것"에 해당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소가 분명하게 알아야 할 사실은, 1941년 당시 수많은 조선인들이 일본에 있었고 오사카에 있었지만 모두가 이명박의 부모처럼 창씨개명을 한 것은 아니었다는 사실이지요. 대다수 많은 조선인들은 몸은 비록 일본에 있더라도 창씨개명을 거부하고 조선인의 이름을 그대로 지니고 있었고, 조선인 이름으로, 한국인 이름으로 지금까지도 이어가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이명박 부모의 경우는 특수하리만큼 예외적인 경우입니다.
 
  여기서 나는, 이명박 본인이 선택할 수 없었던 이름자나 출신지에 대한 문제를 시비하자는 게 결코 아닙니다. 태어난 출생지조차 논란의 시비가 되도록 확연하게 밝히지 못했던 인물이, 과연 국가 최고의 공인일 수 있는가하는 정체성과 근거를 묻는 것입니다. 또한 이런 소수의 특수하고 예외적인 경우를 가지고 "창씨개명은 조선사람들이 원해서 한 것"이라고 침소봉대(針小棒大)하는 망언을 일삼는 이가 일본국의 차기 총리가 되는 위험성을 이명박의 사례를 들어서 지적하는 겁니다.
 
  아소나 이명박이나 실언과 망언이 이들의 공통점이지만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大統領)이나 총리대신(總理大臣)이 계속 이런 식이라면 한 국가의 사회공동체는 즉각적인 위난(危難)에 빠진 상태와도 같습니다.
 
  일본국 시민 여러분에게 다시 묻습니다. 아소가 과연 일본국 차기 총리대신이 될 수 있다고 보십니까?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들을 자극하는 망언들을 내놓으면 용감한 정치인으로 일본의 국민 대중들에게 인기를 얻게 되고, 일본 우익세력의 결집의 효과를 통해서 일본국민은 행복해집니까?
 
  또 다른 극우인사인 도쿄 도지사 이시하라 신타로(石原 愼太郞)가 "독도/다께시마는 일본 땅이고 종군위안부 할머니들은 북한 공작원이며 프랑스어는 국제어로 실격"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AFP와의 인터뷰에서는 "프랑스가 인도차이나 반도를, 네덜란드가 인도네시아를 각각 식민지배한 것에 대해 사과한 적이 있느냐? 일본이 2차 대전을 벌였기 때문에 백인들이 지배한 모든 식민국가가 독립을 쟁취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일본은 과거 침략전쟁에 사과할 뜻이 없다"는 마치 아소와 경쟁하듯이 국제적 망언을 쏟아냈습니다. 이것이 일본의 일반국민의 심사입니까?
 
  이시하라는 자신의 개인 웹사이트 이름도 아주 화끈하게 '선전포고(宣戰布告)'라 지었더군요. 이처럼 국제적인 망언으로 사방에 선전포고를 하면 도지사도 연임하고 일본국 총리대신도 될 수 있는 겁니까?
 
  아니지요, 아닙니다. 제가 아는 일본국은 이웃나라에 무차별로 선전포고나 즐기는 그런 나라가 절대 아닙니다.
 
  너무나 잘 아시겠지만 정치의 기본이란 말의 신뢰에서 시작됩니다. 정직하고 정확한 말이란 정치인의 가장 기초행위입니다.
 
  정치인이 대중을 지나치게 의식해서 불편부당(不偏不黨)한 인기 있는 말만 하거나 가벼운 언행으로 시종(始終)하면서 잦은 말 바꿈과 변명을 일삼고, 심지어는 거짓말까지 예사로 한다면, 그런 사회는 너무나 어지럽고 위험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창씨개명은 조선인들이 원했다"는 등 망언을 쏟아낸 아소가 일본에 일부 국민들의 인기를 이용하여 총리가 된다면 한-일, 일-중 관계는 일대 파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너무나 높습니다.
 
  감히 말씀드리는데 제 눈에 비치는 아소란 인물은 '비정상적인 욕망을 품고 돌진하는 기이하고 이상한 인물'인 한국의 이명박과 너무나 흡사한 인물로 보입니다. 여론을 가공하고자 시도 획책하고 국민을 분열에 빠뜨리며 국가 위기를 만들 수 있는 그런 인물로 보입니다.
 
  아소의 부친인 아소 다카키치(麻生太賀吉)가 일본제국주의 시기인 1939년부터 1944년말까지 1만 여명의 조선인을 징용, 강제 노역을 시킨 규슈의 아소탄광 소유자로 한국에는 악명이 높습니다. 특히 아소 부친은 당시 일본에 최저임금으로 광부들을 혹사시켰고 막대한 임금을 착취, 참다못한 조선인 광부들이 집단 파업을 일으키기도 한 것으로 기록에 엄연히 남아있습니다.
 
  당시 아소 탄광은 일제 강점기 말기에 1만여 명의 조선인들을 끌고 와 극한에 가까운 강제노동을 시켰으며, 그 결과 절반에 달하는 5천여명이 작업 중 사망하거나 일본인 현장감독의 구타와 굶주림, 중노동 등으로 숨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또한 아소탄광 측은 혹사에 지쳐 빈사상태에 빠진 조선인 노동자를 산채로 생매장하는 만행도 서슴지 않았다고 생존자들은 증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소 가문이나 아소는 조선인 강제징용 자료를 공개하고 사죄하라는 요청에 성의 있게 답한 적이 단 한번도 없습니다. 변명에 급급하지요.
 
  아소가 그동안 "강제 징용은 없었다." 등의 망언을 계속한 것도 자신의 집안에서 있었던 착취사(搾取史)를 은폐하기 위한 것으로도 해석됩니다. 이처럼 악명 높은 집안의 아소가 일본의 새 총리가 된다면 일본국은 이웃국가와의 갈등이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우리 한국인들은, 대통령이란 최소한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사회적 규범으로 바른 사회생활을 해 온 사람을 뽑아야 하고, 그래서 정의나 원칙이 사회의 근간이 되어야 한다는 명제 자체를 아주 하잘것없는 것으로 함부로 여겼던, 지난 대통령 선거의 과오를 뼈저리게 반성할 것을 주문받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의 이웃인 일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본 총리대신이라면 일본의 국민들에게도 마땅히 존경을 받아야하지만 이웃 국가의 국민들에게도 최소한 납득이 되는 인물이어야 합니다. 이는 내정의 간섭이 아니고 일본국이 항시 주장하는 화(和)의 관계를, 관계의 기초덕목(基礎德目)으로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일본 시민 여러분, 시민의 여론으로 자민당을 선도할 수 있어야만 합니다. 50년이 넘도록 일당정치 또는 붕당정치(朋黨政治)로 밀실에서 일본국 총리대신을 결정하는 형식은 21세기 민주주의 국가를 지향하는 일본의 새로운 정치방식에는 전혀 맞지 않습니다. 존경하는 일본 시민 여러분의 현명한 여론의 집결과 행동을 촉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