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구름, 아사히신문(朝日新聞) 나까가와(中川 恒)기자와의 만남 2003. 10. 15
  글쓴이 : 김상수     날짜 : 03-10-15 09:20     조회 : 11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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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MARCH. JAPAN. HIMEJI. PHOTO



지난 4월의 동경 <섬. 島.isle> 공연을 한달 앞두고 어느 날 짬을 내어 동경에서 신칸센으로
4시간 서북쪽으로 달려 히메지라는 바다가 면한 도시를 찾았다.
오사카 공연을 할 때 취재를 와서 알게 된 일본의 아사히신문(朝日新聞) 나까가와(中川 恒)기자의
초대를 받아 바다를 보러간 것이다.
해상국립공원이라고 했다. 작은 산 중턱에서 사방을 둘러봤다.
멀리서 크고 작은 선박들이 호수같이 잔잔한 바다 표면에 파문을 일으키면서 지나갔다.
공기가 쨍쨍하게 투명했고 작은 들꽃들이 막 꽃망울을 내보이고 있었다.
화려하게 차려진 일본정식의 점심식사가 나왔다.
멀리서 외국인 친구가 찾아왔다고 나까가와 기자는 꼼꼼하게 맞을 준비를 했는가 보다.
음식이 정갈하고 해산물이 싱싱했다.
친구가 바닷가 이쪽 저쪽으로 나를 이끌었다. 그래 우린 취재원과 취재기자로 알게 됐지만
어느 새 친구가 되어 있었다.
"멀리서 친구가 찾아오니 이렇게 기쁜 일이 또 있을까. 그래서 막 새 꽃에 꽃망울이 터질려고
하지 않는가" 친구가 말했다.

산, 바다, 나무, 하나같이 깨끗하고 조용했다. 이 간결한 조용함은 투명하기까지 했다.
햇살이 수면위로 열광적으로 쏟아져 내렸다.
몇시간 전에 소나기가 뿌렸단다.
하늘에 구름이 피어있었다.
저 구름속에 깊이 빠져들고 싶었다.
나도 나무처럼, 바람처럼, 새처럼, 물처럼, 바다처럼, 구름처럼, 간단(簡單)하고 싶었다.
저 간단의 장엄(莊嚴)을 누리고 싶었다.

나까가와 기자는 4월 동경 <섬.島.isle>공연을 보러 4시간 거리의 동경까지 신칸센을 타고 찾아왔다.
반가웠다. 공연이 끝나고 한잔하자고 내가 말했다. 그는 겸손하고 조용하게 웃으면서
객석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공연이 끝나고 극장 로비에서 찾아 온 손님들과 분주하게 인사를 나누고 텔레비전 카메라와 인터뷰를
하다가 저편 로비에 기다리고 서 있는 나까가와 기자에게 통역을 보냈다. 빨리 끝낼테니까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했다. 그는 저편에 서서 예의 씨익 웃었다. 엄지손가락을 내게 치켜 보였다.
인터뷰를 끝내고 나까가와 기자를 찾았지만 그는 없었다.
늦은 막차를 타고 4시간의 거리를 서둘러 가야하기 때문에 동경역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단다.
공연을 볼 수 있어서 고마웠단다.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단다.
왕복 8시간이나 걸려서 내 공연을 보러 왔던 친구.
난 공연이 끝나고 지난 5월 그를 만나러 다시 히메지를 찾았다.
그리고 그 하늘과 구름을 다시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