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그리고 장독, 장독대
  글쓴이 : 김상수     날짜 : 04-06-12 23:00     조회 : 9941    

DVD C.P


이제 서울에서 장독을 보기는 어렵습니다. 우리 주거환경이 급격한 변화를 초래했고,  거의 아파트가 됐지요?

장독, 장독대,
얼마전까지만 해도 우리들 어머님들께서는 집 떠난 자식들의 안녕을 장독대 위에서 두 손 모아 빌고비는 치성을 정성스럽게 드렸습니다.

장독, 장독대는 고추장 된장이란 일용의 부식을 저장하는 독이었고 장치였지요.

그러나 기실, 고추장 된장은 마음으로 빚는 발효식품이랍니다.

그렇습니다. 마음! 마음입니다.
그래서 집집마다 맛이 달랐고 안주인의 <손 맛>에 따라 장맛이 달랐지요.
저마다 사람의 성깔이 다르고, 마음이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것만큼이나 <손 맛>도 다를 수 밖에요.

기실, 된장과 고추장은 온전한 절기(節期)를 채워야만 가능한 식품이었답니다.

계절을 맞고, 기다리고, 또 보내고 또 기다려서, 고추장과 된장이 만들어졌던 겁니다.

요즘처럼 성미 급하고 심술많고 타인에게 무례한 지금의 한국사람들 삶과는 엄격한 거리가 있었던 우리들 조상님의 지혜가 빚은 식품입니다.

양지바른 자리에 햇살을 듬뿍 받아야만 장맛이 난다고 했습니다. 

오늘 나는 오랫만에 장독대 위에 장독을 보고 왔습니다.
설치미술이 따로 없지요. 우리들 조상네들의 장독대 위에 장독이 쭈욱 설치된 게, 훌륭한 설치미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