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여름, 섬에서 <섬>으로
  글쓴이 : 김상수     날짜 : 04-08-08 19:14     조회 : 15296    

사진 1
- 1992년 연극 <섬>의 도구인 물고기,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샀었다.


사진 2-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산
물고기를 들고 컬러 사진을 찍은 배우 김정아, 이 사진은 당시 연극 포스터였다. 



지금부터 12년전, 1992년 8월에는 그 해 9월에 국립극장에 공연한 연극 <섬> 공연준비를 위해 배우들과 연극연습을 하기 위해서 경상남도 통영군 한산도 추봉리 라는 작은 섬에 가 있었다.
12년전 바로 오늘 이 무렵 여름이었다.

12년전에 나는 인간과 인간의 <소통과 단절>이란 주제와 씨름을 하고 있었다.
충분히 관념적이지만 동시에 현실적인 이 물음 말이다. 

고통스러웠다. 진리나 진실은 무엇인가? 상대적인 것인가? 아니, 진리나 진실이 있다면 그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어디에서도 소통 가능할 수 있는 그런 것인가? 과연?

진리나 진실조차도 시간과 공간, 주어진 조건과 나름대의 현실에서 그 척도가 달라지는 건가?

밤에 파도가 치는 백사장으로 배우들을 데리고 나갔다.
긴 침묵으로 바다의 소리를 같이 듣자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바람소리-
물결치는 소리-
백사장 옆에 숲이 바람에 흔들리면서 바스락대는 소리-

한 열흘간 배우들과 섬에서 <섬>을 연습하고 국립극장 무대에 <섬>을 올렸다.

먼저, 나는 인간과 인간의 소통을 위해서라도, 작가와 연출가인 나와, 배우들과의 소통을 문제 삼았다. 그래서 난 자연을 찾아 섬으로 떠났던 것이고 그 곳에서 연습을 한것이다.
인간과 인간의 소통을 위해서 우리는 먼저 자연의 소리를 귀기울여 듣자고 했었다.
자연의 저 무수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우리들 인간들의 능력에 나는 희망을 걸었다.
아름다움과 영원한 것에 귀를 기울이고, 볼 수 있는 능력과 태도로부터 비로소 인간과 인간이 인간과 지연이 소통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오늘, 여름이 한 풀 꺾어지는 바람을 느끼면서 불현듯, 12년전의 여름이 불쑥 기억에 떠 올랐다.
한국에서 연극 <섬>은 1992년에 국립극장에서 초연을 했고, 2001년에 국립극장에서 재공연을 했다.

2001년 연극 <섬>은 일본 오사카에서 일본배우들 일본스탭들과 일본어로 무대에 올렸다.,
그리고 2003년에는 일본 도오쿄에서 다시 공연되었다.

내년 2005년에는 일본 도오쿄에서 앵콜 공연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