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년 째 기워서 입는 청바지 두벌
  글쓴이 : 김상수     날짜 : 09-09-24 01:06     조회 : 15024    

어릴 때 내 어머니 영향이 크다.
종이 한 장, 비누 한 조각, 양말이 떨어지면 알전구를 대어 바느질로 촘촘히 수선을 해주셨다.
한국에 많은 사람들이 가난의 시대를 겪었지만 꼭 가난했기에 물자를 절약하고 아끼고 했던 것만은 아니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가난이 결정적인 이유였지만 그 이전부터 면면히 이어오는 자연에 대한 공경(恭敬)이
우리들 삶속에 물자에 대한 낭비를 죄스럽게 여겨왔던 ‘마음’탓이라고 나는 이해하려고 한다.

2006년에 프랑스 파리에서 산 청바지 두벌을 기워서 입고 있다.
여기 베를린에서 전부 네 벌의 바지 중에 두 벌이 청바지다.
베를린에서는 바지 한 벌 수선비가 10유로다. 사람 손이 가는 인건비가 여긴 비싸다. 
한국 돈 현재 환율로는 일만팔천원 정도, 결코 싸지 않다.
10유로면 여기서도 중국제 바지는 얼마든지 살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서울서부터 헤진 청바지는 기워 입었다.
마구 버리는 게 싫다. 입고 있는 셔츠나 옷들이 하나같이 오년도 더 넘었다. 

베를린 시내 수선 집에 주인은 안감을 대고 청바지 두벌을 꼼꼼하게 고쳐주었다.
그리고 말하기를 “시간이 많이 걸렸어요. 한 이년은 더 입을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