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문납적(開門納賊), 문을 열어두고 도둑을 맞다.
  글쓴이 : 김상수     날짜 : 10-03-09 10:01     조회 : 8002    
개문납적(開門納賊), 문을 열어두고 도둑을 맞다.
근본이 어긋나면 간(肝)과 뇌(腦)가 땅에 뒹군다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98100308150929&Section=01

꿈을 꾸는 건가?

지난 5일 이명박이 대구시청에서 열린 대구시 및 경북도 업무보고 차 KTX편으로 동대구역에 도착하자 대구사람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이명박' '김윤옥'을 연호했다. 대구시청 앞에도 사람들이 태극기를 들고 '대통령님 사랑합니다'라고 외치며 "경제 정말 잘 살린다. 이명박" "한나라당은 하나다, 싸우지 말고 뭉쳐라" 등의 플래카드를 내걸고 환호를 했다. 또 이명박 내외가 경북 영천시 육군3사관학교를 향하던 도중 도로변에서도 태극기를 흔들면서 '힘내십시오' '건강하세요' '화이팅'을 외치면서 "경북이 대통령님과 같은 꿈을 꾸고 있심더" "대통령님 고향의 따신 정 듬뿍 받아 가이소" 등의 플래카드를 걸었다고 했다.

획일적인 크기와 내용의 환영 현수막들, 일정 크기의 손 태극기이니 각자 집에 있는 태극기를 들고 나온 건 분명 아니고 어떤 누구의 연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명박 내외가 대구에 온다니까 집에 있는 태극기를 각자 챙겨들고 감격에 겨워 거리로 뛰쳐나와 열광적으로 이명박을 맞는다는 가상(假相)의 '그림'에는 턱도 없이 못 미치는 '그림'이지만, 1981년 전두환 방미 귀국 환영회를 한다고 학생들과 남녀노소를 동원하고 광화문에 전두환 이순자의 대형초상화를 내걸고 꽃을 뿌렸던 30년 이전과 오늘 이명박 '그림'은 어떤 차이가 있나.

정말 꿈을 꾸는 건가?


공정택 전 서울시교육감의 매관매직(賣官賣職)과 검찰수사

공정택 전 교육감은 교육을 시장에 맡긴다는 식에서는 이명박과 아주 닮은 꼴이었다. 그래서 그의 별명이 '리틀 이명박'이었다. 공정택이 서울시교육감으로 당선되자마자 2008년 7월31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이명박은 "새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확인한 것"이라고 공정택을 평가한 것에서도 이를 알 수 있다.

그런 '리틀 이명박'이라고 불리던 공정택이 장학사 자리를 돈을 받고 팔았다는 의혹 등과 관련해 출국금지 됐고 수사에 서울중앙지검이 나섰단다. 공정택이 교육감 직선제 선거 당선 이후부터 재임한 2008년에서 2009년까지 모두 26명의 중고교 교감과 장학관 등이 부당 승진한 것으로 파악됐고 해당 승진자들이 금품을 건넸는지를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단다.

사실 공정택 문제는 2008년 교육감 직선 선거이전에 현직 교육감으로 있을 때부터 이미 온갖 비리의 온상이었다. 그리고 선거 과정에서도 학원 단속권을 지닌 교육감이 학원업자들과 급식업자들로부터 돈을 받았고 선거에 당선된 이후, 학원사업의 상업적 수요에 맞추어 국제 중 설립을 추진하고, 시 교육예산을 선거자금을 빌려준 사학재단 공사비로 지원했고, 근현대사 교과서 재선정을 강요하는 등, 공정택의 반교육적 파행은 일일이 열거하기가 번거로울 만큼 2004년 교육감 직에 있을 때부터, 그리고 2008년 선거에 당선되고 나서도 이미 도를 넘어선지 오래였다.

작년에도 검찰은 드러난 선거비용 의혹만으로도 뇌물죄 성립이 가능했지만 의혹을 덮기에 급급했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고 비리가 곪아 터지자 검찰은 떠밀려서 수사를 하기에 이르렀는데, 갑자기 어제 오늘 수사를 서두르는 모습이다. 이는 공정택 비리가 이명박 정권과는 무관하니 서둘러 꼬리를 자르고 이번 기회에 수사를 통해서 정권의 청렴의지와 사정의지를 보여주겠다는 일종의 포즈를 취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들린다. 말 그대로 '정치검찰'이다.

그럼? 오늘 '비리주범'으로 의혹을 받으면서 공교육기관의 체제를 무너트린 공정택을 2008년 첫 직선제 교육감 선거에서 교육감으로 뽑으라고 주도적으로 투표독려를 했던 이들은 어떤 누구들인가?

뉴라이트와 '가짜보수' 기득권 신문들인 조,중,동이 나서서 응원한 공정택

2008년 서울시교육감 선거전에서 공정택을 지지한 뉴라이트와 보수를 자처, 참칭(僭稱)하는 대표세력들인 조,중,동 기득권 신문들의 열성적인 성원은 공정택을 당선시켰다. 이명박이 고개를 숙인 촛불집회 이후, 선거를 앞두고 여론 조사에서는 '교육의 민주화'를 내세워 지지를 받는 주경복 후보가 당시 현직 교육감이었던 공정택 후보를 앞서고 선두를 달리자 조,중,동은 색깔론으로 견제에 나섰다. 그리고 '전교조 대 반전교조' 구도로 선거를 몰아갔고 보수 대 진보의 가짜 이념 대결로 선거개입에 직접 나섰다.

책임지지 않는 조,중,동의 교육감 선거개입 패착

선거는 그야말로 박빙(薄氷)이었고 공정택은 강남 학부모들의 이기심을 자극한 조,중,동의 성원으로 선거에서 간신히 이겼다. 조,중,동 등 기득권 신문들이 칼럼이나 사설 등을 통해 "공정택 교육감 교육선진화 발판 만들어야"(동아), "서울시교육감은 세계와의 경쟁을 생각해야 하는 자리, 뉴욕, 워싱턴, 일본, 핀란드에서 어떤 교육감이 무슨 교육개혁을 주도하고 있는지를 보고 그들을 앞서 갈 대한민국 교육의 기틀을 세워야"(조선), "국가의 미래를 담보하는 교육경쟁력을 높일 수 있어야"(중앙) 등 주문했지만, 서푼에 일말이라도 공정택 효과란 있었던가.

애초부터 터무니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고, 오늘 현실은 기득권 신문들의 주장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서울한성여중 고춘식 교사는 '교육희망'이란 사이트에 쓴 글에서 2004년부터 교육감으로의 공정택 행각에 대해 "우리는 당신의 끝 모를 후안무치를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당신이 얼마나 부도덕한지 다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당신이 얼마나 반교육적인 교육감인지 다 알고 있고, 당신이 내세우는 정책들이 하나같이 사교육 사업의 번창을 위한 것이었다는 것을 잘 알게 되었습니다"라고 얘기하고 있었다.

선거 이전부터 '비리주범'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을 수밖에 없는 공정택이란, 교육계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충분히 교육감 중도 사퇴라는 오늘의 사태를 예상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대체 이런 자에게 무슨 '미래교육'과 제대로의 교육을 기득권 신문인 조,중,동은 주문할 수 있었단 말인가. 조,중,동의 왜곡 보도에 저항하는 주경복이 교육감이 돼서는 안 된다는 이유가 차라리 주요했던 게 아니었나.

공정택을 밀었던 조,중,동은 오늘에 와서는 그 어떤 책임도 지지 않는다.

오히려 오는 6월 2일 지방선거와 함께 치르는 교육감 선거가 이명박 교육정책 평가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이명박 교육정책 옹호에 나서는 '제 2의 공정택'을 찾아 띄우고 펌프질을 할 기세를 보이는 조,중,동 기득권 언론이다.

그러나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등 강남 3구를 비롯한 강남권 학부모들의 지난번 공정택을 향한 표심의 결과란, 서울시 전체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고스란히 피해를 안기고 있는 현실이고, 310억 원이라는 막대한 국고예산을 쓰면서 직선제 선거를 치렀지만 투표 결과는 도독을 불러들인 형국인 개문납적(開門納賊) 즉, 문을 열어두고 도둑을 맞은 것과 같은 현실이니, 공정택 사건은 이명박 교육정책 전반의 참담한 실패 뿐만이 아니라, 이명박 집단의 붕괴를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명박이 청와대에서 고글을 쓰고 포즈를 잡던 그 시간에

 
이명박이 동계올림픽 선수단을 청와대로 불러들여 고글을 쓰고 스케이팅 포즈를 잡던 바로 그 시간에 공군 F-5 전투기 2대가 추락한 사고현장에서는 순직한 조종사 유가족들이 졸지에 세상을 떠난 남편과 아들의 이름을 목 놓아 부르며 눈밭에 털썩 주저앉아 울부짖는 오열로 메아리쳤다.

그리고 같은 시간, 4대강 사업 낙동강 함안보 공사현장의 퇴적 오염토(오니)에서 발암물질이 기준치의 20배가 넘어 오염도가 심각한 것으로 확인되었지만, 함안보를 비롯해 4대강에 설치되는 16개보에 오염된 퇴적토가 얼마나 있는지는 사전 조사도 전혀 없었고, 국민의 90% 이상이 식수로 사용하는 4대강 식수원 오염에 대한 대책도 없이 공사를 강행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는 너무나 절실했다.

또 지난 달 24일, '4대강 죽이기 사업'으로 유기농지의 90% 이상이 수용되면서 마을이 붕괴될 위기에 놓인 경기 남양주시 송촌리. 시공건설사의 삽차가 농지에 진입을 시도하자 농민과 신부, 수녀, 목사, 시민운동가 등이 이를 막아섰다. 그러자 아침부터 현장에서 대기하고 있던 경찰은 7개 중대 900여명을 투입해 막아선 이들을 끌어내기 시작했다.

4대강 죽이는 현실, 조,중,동은 다루지도 않는다.

조선, 중앙, 동아에서는 당장 국토의 하천이 망가트려지고 있는 화급하고 중차대한 실상은 전혀 다루지 않는다. 세상에 어떤 '보수신문'이 자기가 터한 국토에 대한 난장(亂場)에 대해서 이렇게 계속 못 본체할 수가 있을까? 최소한의 공정성과 형평성마저 무시한 채 여론을 조작 왜곡하는 신문을 저널리즘이라 할 수 있겠는가. 이런 신문들을 어떻게 언론이라 말할 수 있을까. 결국 이들은 '가짜 보수'이고 이명박이 챙겨줄 밥그릇 챙기기로 방송사업 진출을 위해서는 아예 눈과 입을 닫는 것이 상책이라 여기는 '기득권 이권 권력언론'일 뿐이다. 그러니 시민들이 이명박의 '4대강 죽이기 사업'을 저지시키기 위해 소송을 제기해도 이에 대한 뉴스는 이들 신문들에서는 눈을 씻고 봐도 보이지 않는다. 이명박과의 담함도 이 지경이라면 신문이기를 깡그리 포기한 것과 같다.

가짜 보수들, 사필귀정(事必歸正)이 다가오고 있다.

공정택의 사례에서 보듯이 이명박 집단은 이제 안팎으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과연 이명박의 뜻대로 4대강이 계속해서 파헤쳐질 수 있을까? 스스로 제풀에 내부 붕괴로 무너져 내리고 있는 중인데, 이는 절대 가능하지 않다고 나는 본다. 물과 강은 바로 '생명'이다. 생명이 콘크리트로 쳐 발라지고 부동산가치와 개발에 함몰된 자들의 얕은 이익을 위해서 악용되거나 동원되리란 발상만큼 세상이 어둡진 않다.

물은 고이지 않고 흘러야하는 게 이치이고 생명의 흐름이란 그렇게 간단하게 함부로 강제할 수 있는 것이 절대 아니기 때문이다.

수서양단(首鼠兩端)의 처세

사실 오늘 이런 이명박 집단의 붕괴현실은 이명박이 대선에 나설 때부터 일찍 예정되어 있었다. 민심에 철저하게 역류하여 사익을 추구하면서도 이런저런 그럴듯한 구실을 앞세워 혹세무민하는 이네들 모습이란, '구멍에서 머리만 내밀고 좌우를 살피는 쥐'모양의 수서양단(首鼠兩端)이 바로 그 정체였다. 이런 정체는 기득권 신문인 가짜 보수 조,중,동의 현재 모습과 이명박 집단에게 딱 들어맞는 수사(修辭)다.

역사에서 구체적인 인간사의 사리(事理)를 본다면 어떤 일이든 근본이 잘못되면 폐단이 백출하기 마련이고 언젠가는 여지없이 패하여 다시는 일어설 수 없고 간(肝)과 뇌(腦)가 땅에 뒹군다. 이는 역사에서 보는 엄연한 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