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놈도, 믿을 곳도 없다"
  글쓴이 : 김상수     날짜 : 10-12-12 10:22     조회 : 8613    
"믿을 놈도, 믿을 곳도 없다"
추기경과 총무원장의 자승자박(自繩自縛)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10101213112656§ion=01

무지한 ‘궤변’의 정체는 

천주교 정진석 추기경이 말하기를, “4대강은 자연과학자들과 토목공사하는 사람들이 다룰 문제지, 종교인의 영역이 아니다”는 발언을 했다. 이 말에 나는 충격을 받았다. 아니? 이 나라의 최고 천주교 지도자가, 시대의 가장 엽기집단(獵奇集團)의 국토살생과 생명살상에 대하여 오불관언(吾不關焉), 상관하지 않겠다는 말 아닌가? 무지한 것인가? 아니면 영악한 것인가? 추기경은 자신이 한 말과 행동에 자신이 옭혀 들어가는 어리석음을 범했다.

자신의 신분은 추기경인데, 자신은 이 세상과 무관계하겠단 건, 정작 그에게 종교란 무엇인가를 근본으로부터 스스로 부정하고 있음을 말하지 않는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사제단)이 ‘추기경의 궤변’이라는 성명서를 내고 “(추기경의) 최근 언행은 생명과 평화라는 보편가치에 위배되고 사도좌의 가르침마저 심각하게 거스르고 있다”고 한 말은 정확한 진단이다.

머리에 무엇이 씌었던지, 아니라면? 아예 가슴이 없던지. 일본 제국주의가 강제로 조선을 침탈 병합할 당시, 조선에 나와 있던 외국인 선교사들은 광대한 식민지를 경영하던 제국주의 국가 출신이라 그들은 제국주의적 불평등 조약의 부당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오히려 식민지 지배 권력을 정당한 권력으로 인정하고, 일본 제국주의의 조선 지배를 정당한 현상으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교회는 식민지적 사회 구조의 일부로 자리 잡게 되었다. 오늘 천주교 추기경의 발언은 가히 식민지 조선의 서양인 선교사들과 간발(間髮)의 차이나 날까?


안중근의사를 부정한 조선주교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가 안중근 의사에 의해 처단되자, 당시 중국의 최고 실력자 위안스카이(袁世凱)는 “5억 중화인이 해내지 못한 일을 조선 청년이 해냈다”고 찬탄했으나 한국 가톨릭의 최고 지도자인 프랑스인 뮈텔 주교(Mutel, Gustav Charles Marie 1854~1933)는 일본 검사도 허락한 신부의 면회와 성체성사를 거부했고, 안중근이 가톨릭 신자라는 사실도 부인했다.

심지어 황해도 신천 성당에서 함께 지내던 안의사를 찾아가 사형 직전 종부성사를 한 빌렘(Joseph Wilhelm) 신부에 대해 명령 불복종을 이유로 2개월간 미사 집전을 금하는 성무집행 금지 조처를 내렸다. 그 뮈델 주교를 한국 가톨릭 최고지도자인 정진석 추기경이 옹호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빚은 사실과 “4대강은 종교인의 영역이 아니다”라는 발언은 거의 동항(同行)에 놓여있다. 이것이 오늘 한국 천주교가 처한 현실이다.


일본 천주교 주교회의는 

지난 여름 일본의 천주교회는 연례 평화주간을 앞두고 일본의 과거 식민지 정책을 되돌아봐 한다는 담화를 발표했다. 일본 천주교 주교회의는 의장인 이케나가 준(池長潤) 대주교 명의로 발표한 담화에서 "올해 8월22일은 일본이 한국을 병합해서 조선반도를 식민지로 삼았던 한일합병 조약체결 100주년이 되는 날"이라며 "이처럼 역사적으로 중대한 시기에, 우리 가톨릭교회의 책임을 포함해 일본의 식민지정책이 어떤 것이었는지를, 그리고 그것이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상처를 주었는지를 진지하게 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자, 이는 무엇을 시사(示唆)하는가?


국회의원 고흥길의 조롱

한나라당 고흥길 정책위의장은 10일 "템플스테이 예산 몇십 억 원이 빠져서 조계종이 반발한다는 것은 난센스"라고 했다. “고매하신 원로 스님들, 대스님들께서 예산 20억 원이 템플스테이에서 빠졌다고 한나라당과 관계를 단절하고 한다는 것은 지나친 속단"이라며 "무슨 템플스테이 예산 20억 원 때문에 조계종이 발칵 뒤집혔다라고 하는 것은 불교계 전체에 대한 모독"이라고 말했단다. 이는 고흥길이 불교계에 가한 충분히 넘치는 조롱(嘲弄)이다.

오늘 이 땅의 불교계가 왜? 이렇게도 지리멸렬(支離滅裂), 한심한 지경이 됐을까? “고매하신 원로스님”들이 일개 정치인에게 조롱받는 처지로 내몰렸을까?


“각하, 소나기는 피하고 봐야죠”

명진스님은 “촛불시위가 한창일 때 청와대에 불교지도자들이 초청받아 간 적이 있다. 그때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이 종회의장 신분으로 참여했는데, 이 자리에서 '각하, 소나기는 피하고 봐야죠'라고 이명박에게 말한 적이 있다"라고 했다.

또 "자승은 지난해 12월24일 박형준 정무수석과 함께 충청도에 내려가 마곡사, 수덕사 등 지역 절 주지들을 모아놓고 세종시 문제 협조를 요청했다"며 "한국불교 대표종단의 수장이 시비와 논란이 있는 문제에 대해 지역 주지들을 모아놓고 그런 말을 한 것은 이명박과 자승 원장 간에 어떤 야합과 밀통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명진스님의 일갈(一喝)

이명박이 대통령이란 지위에 막 당선되고 2008년 새해를 맞아 ‘시화연풍’(時和年豊), “나라가 평하고 해마다 풍년이 든다”고 내걸었을 때, 명진스님은 ‘허언필망’(虛言必亡), “헛된 말은 필히 망한다”로 일갈했다.

그랬다. 불교계 자승이 선배 명진스님을 내칠 때, 이미 불교계는 “각하”아래, 한 참 하수(下手)로 전락하고 말았다.


믿을 놈도, 믿을 곳도 없으니

이제 백성들이 추기경과 총무원장을 새로 만들어야 하겠다. 이들의 자승자박을 대신 풀어 해쳐줘야 하겠다. 그래서 백성은 언제나 구경꾼만은 아니었다.

석가모니는 불자가 아니었다. 예수도 기독교인이 아니었다. 그들이 종교를 만들라고 말하지도 않았다. 백성들이 석가모니도 만들고 백성이 예수까지 만들었다. 깨어나는 백성들은 종교의 겉껍질도 여지없이 박살낸다. 그것이 만백성의 힘이었다.
이게 인간의 역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