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는 왜? 미국의 요구를 거절했을까?
  글쓴이 : 김상수     날짜 : 06-11-16 02:16     조회 : 8105    

스위스에서 스위스를 보니까, 왜? 이 나라의 국민들이 자기 나라를 아끼고 가꿀까, 그 이유를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 한국 정부가 미국하고 FTA  협상 때문에 시끄럽다.

한국 정부는 먹걸이는 수입해서 먹고 전자제품을 팔자는 차원에서 또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서 미국과 FTA를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스위스는 미국과 FTA 협상을 하다가 중단했다.
결정적인 이유는 농업분야에서 서로 의견을 좁히지 못한 데 있었다.

미국은 완전한 농업개방을 요구했다. 미국은 농산물에 원산지 증명 표시를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스위스 정부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스위스는 생산하거나 수입하는 농산물에 생산지, 생산방법, 가공처리과정 등을 반드시 표기하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유전자조작에 의한 농산물은 법으로 유통을 금지한다.
스위스에서 농업은 일차적으로 먹거리의 중요성을 근본으로 여기면서도 아울러 비록 산업체계에서 농업비율이 전체 산업의 약 1.8 프로 미만이지만 헌법에 농업의 여러가지 역할을 규정하여 국가와 국민이 농업을 중요하게 여긴다.

먹거리, 자연적인 삶의 터전 보전, 국토환경의 원천적 보호라는 측면을 법으로 확고하게 정하고 있는 거다.

또한 관광이 중요 산업인 이 나라에서는 자연을 훼손한다는 것, 그것도 대량생산 농업방식을 택해서 자연을 훼손한다는 건 관광산업의 측면에서도 불가능하다. 작은 농가들이 자연친화적인 방식으로 농업을 하는 이들이다. 
결국 미국과의 FTA 협상에서 스위스 정부는 농업의 중요성과 농민의 입장과 역할, 삶의 터전을 절대 양보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한국 정부는 농업을 수지가 안맞는 산업 정도로만 알고 있다. 그래서 대단위 농업을 장려하고, 참 한심한 얘기다.
농업에 대한 이해에서 농업 자체가 지니는 광범위한 기능과 역할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는 거다. 무지한거고.
농업은 단순한 먹거리 차원이 아니다.
농업은 논과 밭의 자연 담수를 통해 장마철에 수위도 자연 조절하고 몇 수십개 댐을 짓는 것보다도 훨씬 실리적이고 경제적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농업이 공동체 구성의 최적화란 사실이다.

한국 정부의 인식은 참으로 한심하다. 농업을 대체산업 정도로 인식하는 수준이니.
또한 협상의 태도에서도 지금 한국 정부는 무지몽매하다.
스위스 정부는 막강한 미국의 협상력에 대비하여 다양한 전문가 그룹을 구성하고 미국과의 FTA 체결에 따르는 실질적인 손실과 이득을 분야별로 분석하여 다양한 시각과 입장에서 차분하게 협상을 진행했다.
그러던 와중에 결국 농업분야에서 상호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자유무역협정 자체를 포기하고 사안별 단위협상으로 협상 방식을 바꾼 것이다.
지금 내 나라 정부와는 별개의 얘기이다. 

미국과의 FTA 협상에 따르는 조인 문제는 결국은 국민투표에 부쳐야만 할 것이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우리 국민들이 먹고 살기가 하도 바빠서 미국과의 FTA 협상이 뭘 하자는 것인지를 잘 모르고 있는 게 문제다.
국민의 의사를 대변한다는 국회의원들 조차도.
이게 무서운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