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人類), 미국(米國), New Zealand
  글쓴이 : 김상수     날짜 : 08-02-09 02:31     조회 : 21756    

오늘날 인류가 생존 가능한 상태 뿐만이 아니라 보다 더 나은 삶을 추구하면서도 세상과 화해하며 지속 가능한 세계로 인류의 발걸음을 내디뎌 나갈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은 선, 후진국 차원이 아니라 인류 모두에 절박한 문제다.

인간으로의 사람다운 삶을 신장시키는데 장애가 되면서 인류 생존의 기본적인 조건들까지 위협하는 문제들, 가장 기본적인 그 위협들은 과연 무엇일까?

환경재앙, 우발적인 핵전쟁, 여기에 더하여 결정적인 요소는 지금 미국 정부가 이끄는-미국 국가가 아닌 정부-세계정치의 잘못된 방향성이 나는 근본적인 문제라고 본다. 

러시아와의 군비경쟁을 겪고 러시아와 동구의 변화에 따르는 탈냉전 상황 이후 미국 정부의 세계관이나 가치관에 어떤 변화를 일으켰을까?
미국 정부의 세계에 대한 상황 판단은 과연 1960년대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나는 그 어떤 변화도 근본에서는 없다고 본다.
수많은 각론에서는 대차대조가 가능할지 모르겠으나 본질과 근원에서는 미국 정부의 세계인식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놀라운 사실은 세계 재앙의 핵심에 반드시 미국의 정부가 계속 관여되어 왔다는 새삼스런 현실이다.

인류의 현대를 이끌던 미국의 가치인 자유나 평등 그리고 민주주의 구현이라는 가치가 미국 스스로에 의해 끊임없이 훼손되면서 자신의 역사적 가치까지도 망가트리는 행동양식을 미국 정부는 계속해서 지금 보이고 있는 아이러니다.

중남미 국가들과의 오랜 불화, 북한과의 방식, 이라크와 아프카니스탄 전쟁, 팔레스타인 대 이스라엘 문제, 아프리카에서 보여주는 혼돈 등, 미국의 세계정치력은 미국 정부의 지극히 근시안적 전략, 곧 미국의 경제 이익에 부합될 때만, 다른 나라의 가치가 겨우 용납될 수 있었으며 이러한 행동 방식은 오늘 날 결국 미국 자체를 고립에 빠트리고 미국을 위협에 직면하게 했다. 

미국이 말해온 민주주의란 '미국의 국익 한도 내에서'만의 민주주의라는 착시적인 미국의 국익에 대한 이해는 현대의 글로벌리티 자체를 역행하는 현상으로 치닫고 있음을 본다.

비록 작은 인구-400만-목축 낙농국가인 뉴질랜드가 때때로 미국 정부와 당당히 맞서는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많다.   

뉴질랜드가 미국과 맞짱 떴던 관계는 지난 1984년부터다.
뉴질랜드는 핵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미 구축함의 뉴질랜드항 입항을 거부했다.   

뉴질랜드의 비핵법은 법률로 비핵화를 강제하고 있다. 1984년 집권한 랑게(David Lange) 노동당 정부는 비핵 원칙을 선언하며 핵에 기반한 동맹전략을 공식적으로 거부했고 1985년 미국 군함 부캐넌의 기항을 거절하면서 1987년 4월 비핵법을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이 법은 핵폭발 장치와 생물 무기를 획득하거나 유치하는 것을 금지하고, 핵 추진 선박이 뉴질랜드 경계지역에 들어오는 것을 금지하며 선박이나 비행기가 핵폭발 장치를 탑재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뉴질랜드 수상은 이를 판단해 입국허가 여부를 결정할 권한을 가진다고 명시했다.

즉 뉴질랜드를 비핵지대로 유지할 책임을 수상에게 법적으로 지우고 있는 것이다. 비핵법은 핵보유 국가들로부터 오는 배나 비행기가 자국의 비핵법에 따르고 있는지를 독립적으로 결정할 것을 선언하고 있다.

물론 미국은 뉴질랜드 비핵법에 강하게 반발했다. 뉴질랜드와의 공동군사훈련을 중단했고 안보 관련 정보에 뉴질랜드가 접근하는 것을 불허했다. 당시 미국 내부에서는 경제제재 조치를 취하자는 논의도 일었다.

그러나 이런 뉴질랜드의 비핵화는, 국제정치의 무대에서 작은 국가는 핵의 위협 속에서 강력한 국가와의 동맹을 통해 핵우산 하에서 국가 안보를 추구할 수밖에 없다는 일반적인 관념을 깨뜨린 의미 있는 사례다.

이런 뉴질랜드의 결단은 약소강국의 모범적 사례이면서 미국 정부 일방만의 세계정치 구도가 인류를 위해(危害)하는 경우라면 이에 당당히 대적하겠다는 뉴질랜드 국가 의지를 읽고 보게된다는 점에서 우리는 큰 교훈을 얻는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