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옛 건물, 문화재
  글쓴이 : 김상수     날짜 : 08-02-16 04:14     조회 : 15529    

이곳 New Zealand는 유럽처럼 우람하고 장대한 돌집은 없다. 켜켜히 시대에 따라 쌓아올린 거대한 건축이란 아예 없다. 큰 상징적인 건물이라고 해봐야 파리나 로마에 있는 평범하고 보잘 것 없는 규모 정도의 건물이 대개다. 그리고 목조건물이 주다. 지진이 잦다는 이유도 있겠지만-이들의 내진(耐震)설계는 일본을 한 수 앞선다고 한다-목조건축 또한 인간적인 스케일을 넘어서는 경우는 거의 없다.

200년이 된 시계탑은 돌로 쌓아 만들었다.
구획과 방향을 표식하는 시계탑은 우리로 치자면 서대문 동대문 같은 상징성과 기능을 갖는다. 하지만 규모나 예술성은 우리의 문들과 비교도 안된다. 유럽에 비교하자면 장난의 수준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200년동안시계바늘은 정확한 시침을 가리키고 있다. 관리하는 것이다. 정성을 지니고 옛 날에 세운 돌 시계탑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고 끝임없이 지키는 것이다.

어제는 이곳에 뉴질랜드 작가와 저녁식사를 하는데 그가 먼저 한국의 숭례문 얘기를 꺼냈다. 텔레비전 뉴스로 봤단다. 600년이나 된, 더군다나 국보 1호를 어떻게 그런 식으로 방치하는가, 하는 물음이었다. 만약에 뉴질랜드에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곧바로 수상이 물러나고 정권이 바뀌면서 해당 책임자와 관리자들은 즉각 체포됐을 거라는 얘기를 한다. 그리고 사법적인 처리를 떠나 시민 여론이 자기네 나라에서는 해당 관리자들을 영원히 추방시키는 조치를 취하게 할 것이란 얘기도 한다.